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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제7차 DMZ 평화포럼] DMZ 보전 방안 마련, 과정에 충실해야

▲ 제7차 DMZ평화포럼, 'DMZ 일원 보전방안 제도적 검토' 토론회가 12월 15일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128호에서 열렸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한 달도 채 지나기 전인 12월 15일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DMZ 일원 보전방안 제도적 검토 토론회가 열렸다.

생태지평연구소와 이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홍영표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은 “아무리 남북관계가 불안해지고 긴장이 고조되고 하더라도 우리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미경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은 “최근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 오늘 토론회를 개최하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면서 “언젠가는 분단 상황에서 만들어진 비극적인 공간이지만 평화로운 한반도가 될 때에 이런 비극적인 땅이 생태적으로 평화의 상징으로서 거듭날 수 있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이 토론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좌로 부터, 홍영표 의원(환경노동위원회), 이미경 의원(환경노동위원회), 고철환 이사장(생태지평), 박진섭 부소장(생태지평).

“DMZ 보전 논의는 미래를 위한 준비”

생태지평연구소 공동이사장 고철환 교수(서울대학교)는 “보전에 관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면서도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결실을 맺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의미를 되새겼다. 고 교수는 “보전과 평화를 함께할 것인가 하는 논의는 정상회담에서 문서로 합의할 정도로 진전되었던 상황이었다”면서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뿐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방식’의 평화 개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네스코, IUCN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를 한 오충현 교수(동국대학교)는 지난 6년간 DMZ 일원의 산림조사 연구를 한 바 있다고 운을 뗀 뒤, 철원부터 고성에 이르는 산악지역을 지목하며 ”한반도에 산이 많긴 하지만 이 지역처럼 고산준령이 이어진 지역은 드물다”고 이 지역 산림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래나무 등 북방계 식물이 이 지역에 발달했으며, 신갈나무가 우점하고 있다”면서 이 지역 생태적 특징에 관한 설명을 이어갔다.

오 교수는 이 지역의 보전방안에 관해 “산림청은 5년 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한 뒤, 지금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은 국내법상 보전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고 이미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지정을 위한 신청기준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충현 교수, “환경부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법체계 못 갖춰 난항 예상”

오 교수는 환경부가 추진하는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관한 설명도 덧붙였다. 환경부는 DMZ 일원 서부 지역의 습지까지 포괄하고 있어서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2012년까지 지정할 계획이지만 각 지자체 뿐 아니라 산림청과 이견이 있는 현실이라는 배경도 설명했다. 특히, 환경부가 추진하는 방안은 법적체계를 못 갖추고 있어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산림청 또한 행동으로 보여주기보다 물밑작업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과, 이 지역의 주민들 입장에서 너무 소외된 지역이기 때문에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들어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무분별한 도로포장 등 난개발의 문제, 생태관광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주민이 마땅하지 않은 문제도 들었다.

이어서 전성우 박사(KEI)는 “환경부의 정책 과제를 받아 2005년 국무회의에 DMZ환경보전 방안을 올린 연구를 한 바 있고, 지난 해 DMZ생태평화공원 수립 연구를 완료했다”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전 박사는 DMZ 중부와 서부 내부 생태계 조사에 참여한 바 있다면서 “민통선 이북지역은 보전이 잘 되어 있지만 DMZ 내부의 경우는 특이한 생태계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방한계선 이남 민통선 이북지역의 생물다양성이 DMZ 내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 좌로 부터,오충현 교수(동국대학교), 전성우 박사(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강동익 차장(국립공원관리공단),지성희 팀장(국립공원관리공단), 명호 연구원(생태지평연구소).

전성우 박사, “DMZ생태평화공원은 민통선 마을을 연계한 프로그램”

그는 DMZ 생태평화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은 국정과제로 잡혀있다고 말했다. 기존 법체계에 따르면, 근린공원형태로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과 자연공원법에 따라 국립공원 및 도립공원 체계로 가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전 박사는 이 지역에는 근린공원형태는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공원’이라는 용어를 수정해서 DMZ 생태평화‘지역’이라고 대체했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포함, 개별법적 체계에 따라 보전 지역을 지정을 한 뒤 이 지역을 묶어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신청을 하고, 이 지역을 아울러서 DMZ생태평화지역이라고 하되, 11개의 민통선이북지역 마을을 거점으로 잡아 생태평화지구로 지정, 연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DMZ 생태평화지역의 기본 개념을 설명했다.

또한 지구로 지정된 민통선이북지역 마을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DMZ생태평화공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시범지구를 지정하기 위해서는 군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철원의 생창리가 적합하다는 평가에 따라 이 지역에 적합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DMZ생태평화포럼을 구성해서 역할을 분담했다고 말했다.

강동익 차장, “국립공원 지정이 국내에서 가장 실질적인 관리방안”

이어서 발표를 한 강동익 차장(국립공원관리공단)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타이틀일 뿐, 국내법으로는 국립공원으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국립공원 지정이 국내에서 가장 실질적인 관리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립공원 관리정책이 규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주민지원 사업을 통해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DMZ에 관련해서도 이러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차장은 또 “국립공원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통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DMZ 내부는 민간인 출입 금지 상태로 유지되고, 민통선 부분은 보전과 병행해서 생태관광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생태관광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차장은 “DMZ국립공원은 생태계뿐만 아니라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고려할 때 국내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성희 팀장, “환경부, 국립공원 정책 중심을 잡아야”

이어진 토론에서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성희 팀장은 “국립공원 추가 지정을 논의할 상황은 아니”라면서 “환경부가 국립공원 정책의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국민세금으로 관광지를 하나 더 만드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우리의 의견과 관련 없이 추가 지정을 하려고 할 것이라며 몇가지 제안을 덧붙였다. 지 팀장은 “DMZ보다 울릉도, 독도, 갯벌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이 더 시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훼손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립공원 훼손은 사유지로 인해 일어나는 점이 있으므로 이 사유지를 국가가 매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각의 국립공원에 대한 차별화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과, 제도 연구를 통해 사유지를 국립공원 제도 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국가유산, 문화유산, 자연유산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명호 연구원, “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국가, 지자체가 함께 소통하는 협력구조 절실”

명호 연구원은 DMZ 일원 지역에서 추진 중인 주요 정책에 대해 이 지역 마을 이장들조차도 잘 모르고 있다는 보고를 예로 들어 “이런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방향이 도단위 군단위에서 공유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전성우 박사의 발표에서 “생태평화구역이라는 ‘지역’으로 전체 부분에 대한 일반화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지역마다 적용할 수 있는 제도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충현 박사의 발표에 관해서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 법의 강제성과 규제조치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산림청의 감시로는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지정도 쉽지만 해제도 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관련된 법이 없다”는 점도 거론했다.

명호 연구원은 “국립공원은 제도가 분명히 가장 좋은 것은 맞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이루어지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며 문제는 관리 주체라고 지적했다. 명호 연구원은 “공단이 과연 보전 방안과 관련해서 조사연구에 대한 세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를 해봐야 한다”면서 “보전의 의미를 얼마나 살리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 DMZ 일원에 대한 보전 방향과 지자체의 방향이 어긋나기도 한다”면서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국가, 지자체가 함께 소통하는 협력구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진섭 부소장(생태지평연구소)은 “땅은 미래의 문제이므로 과정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 한 뒤,“남방한계선 이남 지역은 남한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소장은 “지역 주민, 지자체, 환경단체, 정부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서 잘 협의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합의할 때 좋은 보전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리 : 생태지평연구소 김동언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