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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답사기] 재두루미의 길은 후평리로 통하지 않는다. - 재두루미 대체서식지 후평리를 돌아보며 -

- 재두루미 대체서식지 후평리를 돌아보며 -

<사진1. 재두루미 대체서식지로 검토중인 후평리>

 

 

재두루미의 길은 후평리로 통하지 않는다.

 

2011년 2끝나가는 겨울의 마지막 추위김포 한강하구에서 불안한 겨울을 나고 있는 재두루미를 만나러 김포를 찾아갔다첫 번째 찾아간 곳은 김포시 하성면 후평1,3리와 석탄 5리에 펼쳐진 100ha 가량의 농경지였다.

후평리는 재두루미에게 안정적인 서식·취식환경을 마련하고 개체수를 확보하여 생태환경을 보전하겠다는 김포시의 큰 포부에 따라 대체서식지로 검토중인 곳이다. 2008년부터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을 거쳐 현재는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민 설명회간담회견학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주 DMZ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체서식지로 검토중이지만 후평리에는 재두루미가 한 마리도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재두루미에게 후평리는 어떤 공간일지 직접 가보고 싶었다   

후평리에 도착하자 탁 트인 시야에 기분은 좋아졌지만 쌍안경으로 살펴본 논에는 쇠기러기만 백여마리 보일뿐 재두루미는 볼 수 없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빙 둘러보아도 재두루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갈아엎어 재두루미가 앉을 수 없는 논과 넓은 평야를 가로질러 그려져 있는 자전거 도로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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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재두루미가 앉기 어려운 갈아엎은 논과 그렇지 않은 논이 비교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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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후평리에 나있는 자전거도로>

 

김포시는 재두루미의 겨울철 서식을 위해 4억원을 들여 2009년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후평리 일대 논 25에 벼를 뿌리거나 수확하지 않은 벼나 수확한 볏짚을 그대로 놔둘 예정이며습지에서 잠을 자는 재두루미를 위해 논에 2040㎝ 깊이로 물을 대 놓을 예정이라고 했다그리고 2012년까지는 재두루미 서식지를 100ha까지 확대하기 위해 총 1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었다.

 

재두루미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김포시의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11년 지금 시점에서 보면 무언가 풀리지 않는 숙제가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루미 최대 서식지 일본을 보다

일본 이즈미시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숫자의 두루미가 들리는 곳으로 유명하다패전 직후 300마리 가량 찾아오던 두루미는 이즈미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1만마리 이상 날아오고 있다대를 이어서 두루미지킴이 활동도 하고 농업으로 버는 돈보다 두루미가 시의 상징이 되면서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훨씬 더 많은 두루미의 고장 이즈미시하지만 현재는 한번에 12천마리라는 너무 많은 숫자의 두루미가 몰려 전염병으로 인한 몰살위험에 다시 분산시책을 마련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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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세계 최대 두루미 도래지인 일본 이즈미시(먹이를 먹고 있는 두루미-원 안 사진)>

 

이즈미시의 두루미를 모셔갈 곳은 사가현에 위치한 이마리시이다이마리시는 두루미월동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두루미를 불러 모으는 중이다이즈미시 두루미의 절반 정도는 이곳을 찾아오고 있을까?

이즈미시와 같이 논길에 먹이를 뿌려주는 것으로 모자라 두루미가 잠잘 수 있는 무논을 만들어주고두루미 친구들이 와있다는 것을 알려줄 모형도 만들어두고두루미 울음소리도 스피커로 틀고 있지만 현재 이마리시에는 겨우 한두쌍의 두루미만이 오고 있다고 한다.


이즈미시와 이마리시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두루미가 새로운 장소를 자신의 서식·취식지로 받아들이고 이사해오는 것이 인간의 생각이나 노력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김포의 재두루미는 어디에 있는 걸까?

 

이곳은 다시 김포두루미가 오지 않는 후평리를 떠나 진짜 두루미가 있는 곳을 찾아가보았다.

 

후평리로 보내려고 하는 두루미들의 현재 주된 취식·서식지는 김포시에서 불과 도보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홍도평이다후평리에 비하면 홍도평은 주변이 아파트로 빙 둘러싸인 곳이며 간간히 포크레인과 도로를 달리는 차들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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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김포시내 아파트 앞으로 펼쳐진 홍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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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홍도평>


우리는 이곳에서 재두루미를 만날 수 있을까?

 

저 멀리 황오리와 쇠기러기들 사이로 열심히 먹이를 먹고 있는 재두루미 2마리를 발견했다우리는 재두루미 외에도 백로왜가리,황오리흰뺨검둥오리쇠기러기등 후평리에서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종의 새들을 볼 수 있었다과거 200여마리의 재두루미가 찾아오던 곳홍도평재두루미의 고향답게 여전히 귀한 생명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지만 위태로워 보였다


http://cfs16.tistory.com/image/31/tistory/2011/02/16/13/49/4d5b5749bbf2c

<사진7. 황오리, 쇠기러기들과 함께 먹이를 먹고 있는 한쌍의 재두루미, 홍도평>




김포시에서는 
2008년 대체서식지 마련을 위해 총 면적잠재 취식지 면적도래 개체수먹이잠자리(장항습지)와의 직선거리논 비율등의 문항으로 홍도평과 그 외 4곳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는데 홍도평은 다른 곳에 비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그 이유는 면적(161ha), 잠자리와의 직선거리(3.3km), 도래 개체수에서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지만 65~70만원의 토지임대료와 향후 개발계획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김포시에서 가장 많은 재두루미가 오고 있는 곳이며우리가 재두루미를 만난 곳도 홍도평이다재두루미가 선택한 땅,홍도평은 점수로 평가 내리기 어려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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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왜가리, 흰뺨검둥오리도 홍도평에 찾아오는 새들이다.>

 

 

그렇다면 왜 홍도평에 있는 재두루미는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일까홍도평은 현재 시도 5호선 건설계획에 따라 훼손될 위기에 놓여있다시도 5호선은 김포시 사우동과 김포한강로를 잇는 도로로 2011년 말 완공계획이었지만 홍도평을 찾는 재두루미가 다른 곳으로 이전될 것이 결정되지 않아서 진행이 중단되어 있는 상태이다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3호이며 김포와 파주에 걸쳐 있는 한강하류 재두루미 도래지는 천연기념물 제250호로 지정되어 있다 

도로는 계획되어 있는대로 놓으면 길이 만들어지지만재두루미는 대체서식지 만들고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해도 길을 따라 가지 않는다홍도평에서 보았던 재두루미를 후평리에서도 볼 수 있을까?

 

 



 

글쓴이 - 생태지평 이승은연구원

작성자 : 생태지평 / 등록일: 2011 0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