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IN_2014_가로림만 조력 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의견

/ 2014.04. 사)생태지평연구소

 

<총론>

 

* 사업에 의한 환경영향 예측 재검토 필요

- 조력발전사업이 시행될 경우, 자연생태·환경분야를 비롯하여 다른 조사항목(수질, 대기, 지형지질, 토양, 위락경관, 전파방해, 주민 생활환경, 재산피해 및 대책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은 국내외 비교 사례 및 결과가 부족한 상황으로,
  : 대규모 상업용 조력발전의 예가 해외에서는 유일한 예인 1966년 프랑스 랑스발전소 이외에는 없으며, 국내에서는 최근 운영 중인 시화호 발전소로 아직 조력발전소 운영에 따르는 문제점을 국내외에서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시화호에서 해수유통량의 감소에 의한 영향에 대해 충분히 모니터링이 된 이후에 결정을 할 필요가 있음.
- 시화호-새만금 간척사업 등 대단위 방조제 축조로 인한 해양 환경 영향과 구체적으로 비교 평가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

 

* 가로림만 조력발전 사업은 해양생태계 교란에 의한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판단됨

- 조력발전에 의해 예상되는 조간대 갯벌 감소와 생태계 교란. 해양자원의 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이 클 것으로 판단됨
- 환경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을 동시에 검토할 경우 환경파괴가 더 심각하여 사업추진 불가로 판단되어야 함
- 내해의 어패류의 산란장 기능에 대한 자료와 경제적 가치에 대해 평가가 되어야 함

 

* 심각한 환경변화는 사업 불가 근거

- 조력발전소 방조제 건설 및 운영은 수위변화에 의해 연안습지 훼손, 해수 정체시간 증가 및 조간대 면적 변화, 탁도 감소 및 염도구배 변화와 퇴적물 침전 등에 의한 생태계 변화와 동식물상 서식 환경변화, 유속 및 유량 변화에 의한 해양환경 변화, 산란장 기능 저하 및 어족자원 변화 등 심각한 환경변화를 초래됨

 

* 정부의 습지 정책의 일관성과 연안습지 생태계 보전 필요성에 기초해 사업 불가 필요

- 연안습지 훼손, 자연해안선 감소, 생태계의 인위적 교란 등 정부의 연안습지 보전 및 관리 정책의 일관성에 역행하는 사업이기에 추진 불가 판단 필요


 

* 국내 습지관리 정책의 주무부서인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의 공동 입장 필요

- 2007년 해양수산부 ‘불가판정’ 입장의 견지 및 정확한 표명 필요
- 가로림만 지역은 2002년 환경부 전국 자연환경조사, 2005년 해양수산부 조사결과, 2007년 해수부 가로림만 환경가치 평가연구, 2009년 서해안 어류 산란처 서식지 조사, 1999년부터 2004년까지 6년간 해양수산부의 지원 하에 시행된 우리나라 갯벌에 대한 연구결과 등을 종합 정리한 자료 등에서 우수한 생태가치 확인한 곳. 이미 기존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가로림만은 연안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 습지 등 보호지역 지정 요건 충분히 확보
-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가로림만 습지보호지역 지정 및 람사르습지 등록 등 보전 정책에 대한 강력한 입장표명을 통해 습지관리정책 및 연안습지 보전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조력발전사업 불가함을 천명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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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IN_2014_가로림만_환경영향평가서_검토의견 종합_V09.pdf

 

 

Posted by 생태시선



지난 10, 감사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4대강사업 1차 턴키공사의 담합비리 처리과정의 문제점, 2차 턴키 및 총인처리시설 공사에서의 또다른 담합사실, 문화재 조사의 부실문제 등이 담겨있다. 특히 이번 감사의 핵심은, 바로 4대강사업이 실제 대운하사업의 전단계로 추진되었다는 점이다. 마스터플랜 수립과정에서 추후 운하 재추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운하와 유사하게 수심을 확보하고 대형 보를 설치하도록 대통령실이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20086,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던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약속은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4대강사업은 변종 대운하였으며, 22조원짜리 거대한 사기극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감사결과에 나타난 사업추진과정은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 국토해양부조차 수차례 불필요하다고 밝힌 것을,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서 대운하 계획에 맞추도록 지시했다. 정상적인 정부의 정책에서는 볼 수 없는 행태다.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과 운하와의 연관성을 철저히 부인해왔다. 이름 또한 “4대강살리기라고 붙였다. 준설을 해서 수심을 6미터로 만들고 16개의 대형 댐을 건설하면 죽었던 강이 되살아난다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를 내세웠다. 공사과정의 불법도 묵인되었고, 비리가 밝혀져도 솜방망이였다. 식수원이 녹조로 썩어가고, 물고기와 강변의 나무들이 죽어갔다. 침수로 농사를 망치고, 부실공사 콘크리트 보는 안전이 위협받는 지경이다. 하지만 이 모든 재앙 앞에서 정부는 4대강사업과의 무관함을 강변하기에 급급했다. 상식과 양심을 저버린 정부의 이 모든 행태 뒤에는 바로 대통령이 있었다. 운하에 대한 정치권력자의 어리석은 집착과 욕망, 그리고 거짓말이 그 배후였다.

 

4대강사업이 변종 운하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 그리고 양심 있는 언론인들에 의해 지적되었다. 뒤늦게나마 감사원이라는 국가기관에 의해 그 사실이 인정된 셈이다. 사실 감사원도 4대강 사업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20111차 감사 때 4대강사업에 대해 면죄부를 준 바가 있다. 또한 이번 감사에서도 건설사 비리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공정거래위원회나 불법담합에 빌미를 준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에 대해서 실효성 있는 책임을 묻고 있지 않다.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의 주범인 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래서는 안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잘못은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변종운하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여 국민을 속인 대통령실, 국토부, 환경부, 수자원공사의 인사들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변종운하사업을 앞장서 추진하고 찬동했던 정치인과 학자들도 마땅한 책임을 져야한다. 건설사들은 국토를 망가뜨리고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책임을 엄중히 져야 한다. 누구보다 오만과 독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면서 전 국토를 망치고 22조원을 낭비한 이명박 전 대통령 자신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 비자금과 비리 등 4대강사업을 둘러싼 각종 불법수사에는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그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 4대강조사위와 4대강범대위는 국민들의 바램과 힘을 모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감사원의 결과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 4대강사업의 시작부터 마침까지 철저하고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무총리실은 시민사회진영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있지 않다. 국무총리실의 조사평가위원회 방안은 중립인사가 중심이 되고 여기에는 찬성인사도 포함시킨다. 지난 5년동안 전국의 강이 망가질 동안, 소신도 관심도 없이 침묵했던 소위 중립인사들이 검증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사기극으로 판명된 변종운하사업의 근거를 마련해주고, 찬성과 지지를 보냈던 인사들이 또다시 평가작업에 들어와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맞지 않다. 지난 1월과 이번 7월의 감사원 결과는 그동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주장과 대부분 일치한다. 이번 감사 또한 담합비리에 대한 시민사회진영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주체인지 명확하다. 하지만 국무총리실은 시민사회진영을 그저 일부 반대측 목소리로 폄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 촉구한다. 제대로 된 4대강사업 검증을 위해 시민사회 진영의 제안을 수용하기 바란다. 특히 이번 감사결과에서 4대강사업의 추진과정이 문제투성이임이 드러났다. 국무총리실은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검증을 더 이상 거부하지 말기 바란다.

 

책임자처벌, 엄정한 검증과 더불어, 신음하고 아파하는 4대강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보로 가로 막힌 강물을 다시 흐르게 해야 한다. 변종운하사업으로 밝혀진 만큼 4대강사업의 각종 시설물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4대강사업의 교훈을 잊지 말기 바란다.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정치권력은 실패로 귀결된다는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강을 되살리기 위한 국민들의 열망과 바램에 진정성을 갖고 귀기울일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3711

 

4대강조사위원회,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Posted by 황새여울

왕버드나무가 연록의 기운을 뿜어내고 산벚꽃이 화답할 시기에 나는 금강마을 위 비단여울이라 불리는 큰 골짜기를 다시 찾았다. 계곡 불로산의 나무들은 일정 높이 밑으로 모두 베어진 채 가파른 경사면에 널브러져 누워있다. 계곡 깊은 곳, 흐르는 강물에 엎드린 채 새 잎을 피워 낸, 한 때 가장 풍채가 좋았던 왕버들의 잘린 밑둥에서 돋아난 작은 풀이 새하얀 꽃을 피우며 계곡의 슬픔을 전했다. 강을 가로질러 나와 백사장에서 절을 하였다. 나무에 큰 절을 해보기는 처음이지만 한 때 드러난 채 뒤엉킨 뿌리만으로도 어른 한 길은 되었던, 그래서 그 나무가 만들어 준 초록의 그늘 아래서 걸음을 옮기지 못하며 즐거워했던 사람들을 함께 기억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달리 없었다. 남아있는 몇 그루의 큰 나무에 다가서서 하나씩 사진을 찍었다. 한창이어야 할 알록달록한 봄의 향연도, 어디선가 들려오는 맑은 새소리가 계곡의 고요를 더욱 깊게 하던 풍경도 슬픈 강물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고 없었다.


▲ 영주시 평은면(영주댐 수몰예정지) 2012년 6월  박용훈


이산서원에서 괴헌고택 쪽을 향해 걷다보면 맞은편 왕버드나무 군락이 점점 멀어지던 자리, 강 저편 언덕 큰 나무들 아래에서 무리지어 쉬던 원앙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연록이 비치던 물 위를 걷고 뛰고 춤추며 한끼 식사를 해결하던 백로도 떠나고, 한 여름 해를 가려주었던 큰 나무들이 밑둥만 남아있는 주위로 풀들이 올라오면서 서서 히 기억을 덮는다. 저녁이면 꼬리를 물고 이 가지 저 가지로 날아들던 그 많은 멧비둘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두월교 아래 은빛 물결로 흐르던 수십리 강길, 계절을 몇 번 바꾸면서 끝도 없이 강의 속살을 퍼가는 굴삭기와 덤프트럭의 긴 행렬 속에 내성천은 깊고 검푸른 강으로 변해버렸다. 한반도 모래강의 긴 세월과 함께 이곳에서살아온 흰수마자는 무사할까?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는데..


▲ 영주시 이산면(영주댐 수몰예정지) 2012년 5월  박용훈


흐르는 모래를 막는 유사조절지 공사가 시작되기 전 토일천과 만나는 강가를 그들의 흔적으로 채웠던 삵과 수달은 어디로 갔을까? 몹시도 추웠던 어느 해 겨울, 몸을 조금 물에 잠근 채 꼼짝 않던 동호 강변 굼뜬 자라는 몸을 잘 보전하였을까? 강에 강물만 보이고 산의 나무들이 모두 베어진 어느 자리, 백로 한 마리가 제방에서 꼼짝 않고 자리를 뜨지 않는다. 두어 봉우리만 넘으면 강가 모래톱에서 쉴 수 있으련만 시위라도 하는 것일까? 해마다 가을이 깊어질 무렵 이곳을 찾던 한 마리 먹황새는 다가올 겨울을 어디에서 보내야하나? 모래강과 산을 오가던 크고 작은 동물들은 다 어디로

가야하나?


▲ 영주시 이산면(영주댐 수몰예정지) 2012년 4월  박용훈


한 때 성씨촌을 소개하는 책의 앞부분을 장식했다는 400년 금강마을이 참 쓸쓸하다. 고추모를 심느라 바쁜 손길 멈추고 음료수며 참외를 건네주던 마을 중턱의 한 농부, 마지막으로 수확한 벼를 집안으로 들이다 말고 프린트된 종이 몇 장을 들고 나와 운포구곡을 상세히 설명해주마 하던 기골이 장대한 노인, 어느 해 어버이날 누군가 찾아온 후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환한 얼굴로 평소보다 일찍 마을회관에 출근했던 김할머니는 어디로 가셨을까? 할머니 떠나 텅 빈 작은 마당에 누군가 대놓은 경운기 옆으로 잡풀이 무성하다.


찾아온 대학생들이랑 시원하게 웃으시던 고택 할머니는 문을 안팎으로 걸어 잠그고 담 너머로도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는다. 할머니의 소중한 물건들이 자꾸 사라진 후의 일이다. 이미 이곳을 떠난 몇 분의 할머니는 새로운 적응이 아직 낯선지 가끔 마을로 놀러와 회관에서 주무시고, 남의 텃밭에서 같이 풀을 뽑고, 그럭저럭 같이 시간을 보내시는가 보다. 금강마을에 남아있는 가구 중 열일곱 가구는 동네보다 먼저 해가 뜨는 앞산 꼭대기 선산 땅으로 이주할 계획인데, 수자원공사에서 그에 앞서 영주시내에 세를 얻게 해서라도 남아있는 동네 분들을 떠나게 하고 마을을 정리하려 하는 모양이다. “떠나는 것도 서러운데 어찌 두 번 이사 하라는가?” 하고 마을 앞을 흐르는 강을 내려다보는 한 할머니의 얼굴에 수심과 원망이 가득하다. 사진 한 장 보내드렸을 뿐인데 송이 철에 꼭 들르라던 강동 할머니는 어디로 가셨을까? 새 도청 들어서는 까닭에 살던 고향을 떠났다며 예천 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우두커니 앉아계시던 한 할머니가 생각난다. 덤프트럭 먼지 날리며 달리는 길을 걷다가 변해버린 산과 강을 바라보는데 강가 골재 반출 관리용 콘테이너 문이 열리더니 커피 한잔 하고 가라며 누군가 외친다.


▲ 영주시 평은면 금강마을(영주댐 수몰예정지) 2011년 5월  박용훈


내성천, 낙동강의 한 지천이라고 그저 쉽게 말할 수 없는 강, 4대강사업의 부조리를 온 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강, 아직 강물과 함께 모래가 흐르는 강이고, 그래서 댐 공사가 시작되고 세 번의 봄을 보냈지만 모래강을 지키코자 하는 희망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이 각처에서 찾아오는 강이다. 사람들은 상주 경천대를 낙동강 제일절경이라고 말하고 구미 해평습지를 철새의 천국이라고 불렀다. 모래가 그 풍경의 중심이고, 끝없이 펼쳐진 모래의 바다가 있어서 태평양을 건너온 새들이 그곳을 찾았다. 이런 낙동강의 장관은 안동댐으로 그 맥이 끊긴지 오래된 낙동강 상류가 만들어 준 풍경이 아니다. 더욱이 상류는 순 모래강도 아니다. 옛 사람들은 문경 영순면에서 안동천과 내성천이 만난 후 상주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칠백리 낙동강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강이 휘도는 곳곳에 아름다운 백사장이 펼쳐졌던 낙동강을 있게 한 가장 큰 공덕은 마을 도랑조차 온통 모래뿐인 내성천에게 있다. 그러니 모천인 내성천을 낙동강의 한 지천 정도로만 보는 것은 온당한 대접이 아니다. 한반도 모래강의 전형으로 평가받으면서 개발에서 여러 걸음 떨어진 덕에 야생동물에 좋은 환경이고, 하류에 국가명승지 2곳을 지닐 만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내성천이 지금 영주댐 공사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 예천군 개포면 2011년 12월  박용훈


모래가 흐르는 강. 사람들은 내성천을 그렇게 부른다. 하늘이 이 땅에 준 선물, 지구별에서 참 은은하고 아름다운 강, 어떤 인연으로 이 강에 들어 하루 한 때라도 걸어본 사람들은 행복하다. 흐르는 강물 따라 한발 한발 모래를 밟고, 다리를 스치는 맑은 강물을 온 몸으로 느끼고, 그러다 강을 한번 건너고, 모래밭에 누워 쉬고, 다시 강을 건너고... 어느 이국에서의 체험이 아니다. 김밥 싸서 하루 가볍게 떠난 자리에서 얻는 소박한 행복이다. 아이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얕은 강물에 누워서 흰 구름을 바라본 채 강물 따라 함께 흐르는 것을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편안한 휴식과 어떤

평화를 느낀다.


강 따라 걷다보면 강을 몸으로 알고, 강물 따라 흐르거나 거스르는 물고기 떼를 보면 강은 흐르는 것이라는 것도 당연히 안다. 백사장에 새겨진 고라니, 너구리, 멧돼지, 삵, 수달 등 여러 동물들의 다녀간 흔적을 보면 왜 강과 육지를 연결하는 강 습지 따라서 고속도로 같은 자전거도로를 놓으면 안 되는지 알며, 모래밭 나무 그늘에서 달콤한 휴식을 맛보거나, 나무그늘 드리운 강안으로 제법 큰 물고기들이 어른거리고, 원앙이며 멧비둘기, 백로 따위가 나무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둥지를 트는 것을 보면, 조상들이 강이 휘도는 곳에 왕버들을 심은 깊은 뜻을 알면 왜 강변의 나무들을 그렇게 베면 안 되는지 안다. 다슬기며 조개들이 물 먹은 모래밭에 만들어놓은 자연의 그림들을 보다 보면 왜 강의 모래를 그렇게 퍼내면 안 되는지 안다. 내성천에 가면 강이 무엇인지, 생명의 강 운운하며 깊이 파헤치고 여러 개의 호수로 만들어버린 4대강을 왜 다시 돌려놓아야 하는지 안다.


▲ 영주시 문수면 2013년 5월  박용훈


내성천 심장부를 파괴하는 영주댐사업은 4대강사업의 하나로 1조원을 넘는 사업이면서 그 목적이 불분명한 사업이지만 핵심 본류사업이 아닌 탓인지 공사개시 3년이 지났어도 이슈화되지 못한다. 다목적댐으로서 홍수조절 편익은 0.2%인 반면 준설과 보건설로 맑은 물을 확보한다는 낙동강에 하천유지용수, 즉 희석수를 공급하는 편익이 86.2%인 전대미문의 희한한 공사다. 오죽하면 영주댐을 왜 짓느냐는 한 지상파 방송의 질문에 대해 수공 직원이 “공익사업이라는 것이 수용되는 것은 그 사업으로 인한 편익이 일반적으로 희생되는 가치보다 큰 경우에 진행된다고 보시면 된다”는 답변을 하였을까?, 영주댐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댐 때문에 철로를 이설하는, 그것도 웬만한 댐 하나 건설비용인 2,500억원을 들이는 댐이고, 댐 안쪽에 모래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상류 10여 km 지점에 흐르는 모래를 차단하는 유사조절지라는 대형구조물을 지으면서도, 댐 하류 유사량 감소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댐에 배사문을 설치한다고 말하는 뻔뻔한 댐이다. 이런 구조에서 모래강 내성천은 고사를 피할 수 없다.


▲ 영주시 평은면(영주댐 공사현장) 2011년 5월  박용훈


이미 영주댐 아래 미림 강변은 아름답던 모래가 사라지고 거친 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고, 모래유실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식수에 문제가 생겨서 주민들은 수자원공사가 배급하는 물을 마신다. 영주가 내세우는 무섬마을도, 예천이 자랑하는 회룡포도 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처음 공사가 시작될 때만 해도 대수로워 하지 않던 중류와 하류의 주민들은 댐이 채 완공되기도 전에 마을의 자랑이자 새로운 소득을 낳아주는 모래의 유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곱던 회룡포 백사장은 벌써 여기저기 거친 모습을 보여준다. 무섬은 수공에 큰 보를 만들어달라고 하였는데, 그런다고 강물과 모래가 함께 떠내려가는 중력의 법칙을 벗어날 수는 없어 보인다.


더욱이 백사장과 강변 초목의 균형을 잡아주던 홍수기 강 복원 기능이 댐 등에 의해 상실되면 풀들이 백사장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댐에 더해 보를 만들면 생각지 못한 부작용들이 생길 수 있는데, 내 마을만이라도 모래유실을 막아보려는 땜질처방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면 우리가 아는 내성천은 삽시간에 사라질 것이다. 수몰예정지 상류도 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댐 만수위 위치인 이산 석포교의 주변 농민들은 만수위가 되면 제방을 높여도 제방 밑으로 스며들어온 강물에 논이 잠길 것을 걱정한다. 수공이 보상해주어야 할 땅을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댐은 이렇게 저렇게 지역공동체를 해체하거나 위협하고, 아름다운 강과 그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렇게 소위 ‘새로운 명품 관광댐’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2002년 국제댐위원회에 등록한 대형댐만 1,214개인 나라, 물을 가두는 댐이 18,000개인 나라, 국토면적당 댐밀도가 세계 1위인, 댐 천지인 나라에서 명품 댐 운운하면서...


▲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 2011년 9월  박용훈


물부족과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고 장담했던 4대강사업이 끝나자마자 다시 14개의 댐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지금, 슬프게도 댐이 무엇인지 알려거든 내성천에 와 보시라고 말해야 한다. 종일을 걸어도 베어진 산이고, 뒤집힌 강이다. 헐린 집터, 가재도구가 어지럽게 흩어진 텅 빈집, 의욕을 잃은 채 아직 남아있는 주민들, 댐이란 그런 것들의 다른 이름이다. 동시에 내성천은 다른 모습도 보여준다. 이제 내성천을 찾는 사람들은 논이라는 이름을 잃자마자 습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땅에 주목한다. 원래 강 습지였다가 논이 된 자리, 그 자리가 댐을 짓는 가운데 습지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한편 마음 아프지만, 강이 상처받는 가운데 복원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영주시 평은면(습지화하는 수몰예정지 논둑을 걷는 내성천습지와새들의친구) 2013년 5월  박용훈


공사를 멈추고 이 강이 스스로 치유하기를 기다린다면, 그리고 그 과정을 우리가 조금만 세심하게 배려한다면, 내성천은 아름다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다.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꿈꿔야 한다. 내 아이와 손잡고 같이 걸었고, 또 걸어야 할 이 아름다운 강에 댐 짓는 일을 중단하라고 함께 외쳐야 한다. 영주댐에 들어간 돈이 아무리 많아보여도, 아이의 아이들이 이 강을 찾아 즐거워하고,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자랄 그 많은 시간들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모래가 흘러야 할 낙동강 복원까지 생각한다면 그 돈은 모두의 미래를 위해 감수해야 할 수업료가 아닐까? 이 강에 가득한

생명의 기운을 우리가 지켜낼 수 있다면 한 때 봉화, 풍기, 영주, 예천 등을 따라 유교문화의 큰 꽃을 피우며 흐르던 옛 강 내성천이 토건사회 극복이라는 문명전환의 새 물길을 열어 주지는 않을까?



글/사진 박용훈 회원(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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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태지평 박용훈 회원의 글입니다.

전태일재단 '전태일통신' 7~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박용훈 회원은 4대강 곳곳을 다니며 사진을 촬영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보내주시는 글과 사진들을 생태지평 모든 회원들과 나눕니다.







Posted by 황새여울



Posted by 황새여울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선생님의 배려로 철새 조사에 동행하여 도요새를 보았습니다. 호주에서부터 먹지도 자지도 않고, 태평양을 건너 부산 앞바다까지 온 손바닥만한 새 때문에 부산이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부산이 태평양을 향해 열린 항구도시라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남북정상이 만나고 금강산이 열렸을 때, 기차를 타고 유럽대륙까지 가는 날을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정부가 다시 바뀌고서도 쉽게 좋아질 분위기는 아닌 듯 합니다. 

도요새의 절반 가까이는 대륙간 여행에서 목적지까지 다다르지 못하는가 봅니다만, 그래도 이들은 부산 앞바다에서 몸집을 두배로 불린 뒤 다시 먼 북쪽을 향해 날아가겠지요. 아마도 이 작은 새는 삼천리 물을 때리고 구만리 하늘에 솟는다는 전설 속 대붕의 현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사람의 탐욕으로 이 새들이 내려앉을 자리는 점점 줄어듭니다.



이번 주 토요일(6월 8일)에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일대에서 영양댐 건설을 반대하고 응원해주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장파천문화제'가 있습니다. 농번기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일텐데도 지역주민들이 손님 맞을 여러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장파천 계곡 걷기, 장승세우기, 오색실 꼬기, 공연, 대동놀이 등 행사와 김정욱교수님 강연, 장파천 사진전 등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함께 할 것으로 보이며, 서울에서는 두어 단체가 아침 일찍 버스를 대절하여 출발하는군요. 환경연합은 당일 저녁 영양에서 서울로 출발하고, 영주댐이 지어지는 내성천 탐방을 함께하는 이틀 일정의 단체도 있군요. 

영양댐 문제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영주댐 문제와 함께 향후 우리사회가 댐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인지에 깊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5월 20일 민주당 4대강조사위원회 출범식이 있었습니다. 정식 명칭은 '민주당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입니다. 정부차원의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는 6월 중에 조사작업단 구성을 마칠 모양입니다. 5월 29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성규 환경부장관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둘 것을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당 위원회의 이름 앞에 불법비리를 넣은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군요. 불법비리는 당연히 조사하고, 처벌받을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겠지요. 그건 법대로 처리하면 되는 일입니다. 

제는 강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일에 대한 고민과 실천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일 겁니다. 정치력이 필요한 것은 이 부문이 될 것입니다. 민주당의 태도, 정체성이 정부의 4대강사업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변수의 하나일 것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물부족과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면서 사업이 끝나자마자 영양댐 등 14개 댐을 짓겠다고 하는 것도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4대강사업을 왜 하였는지 확인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맑은 물을 충분히 확보할 낙동강에,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을 하겠다며 건설중인 영주댐 문제도 짚어보아야 합니다. 영주댐 문제는 모래강 내성천의 생사 문제이면서 동시에 4대강사업의 정체성 등을 확인하는 자리이고, 앞으로 낙동강 복원의 주요 변수이기도 합니다.


글/사진 박용훈 회원(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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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태지평 박용훈 회원의 글입니다. 

박용훈 회원은 4대강 곳곳을 다니며 사진을 촬영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보내주시는 글과 사진들을 생태지평 모든 회원들과 나눕니다.

Posted by 황새여울

<사용후핵연료공론화 토론회 후기>

 사용후 핵연료만이 아니라 원전 확장 정책의 문제까지 

근본적 검토와 문제점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다

- 사용후핵연료공론화 국회-시민사회 토론회 -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란 말이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작년 11월에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밝힌 이후 그 것과 관계된 여러 사회적 논의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원전 안에 있는 임시저장시설에 저장중인 사용후 핵연료는 2016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2024년에 포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용후 핵연료 관리와 관계된 전반적 사항들을 논의하고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방사성폐기물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핵연료라는 말도 어려운데 사용후공론화란 말까지 붙어서 이 문제에 대해 일반시민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불행히도 단어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 사안 자체도 한미원자력협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신규원전, 중간저장 방식과 부지, 핵정책의 사회적 통제 등 여러 굵직한 주제들과 복잡하게 얽혀있어 논의가 수월하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과 실행의 조건 등을 주제로, 생태지평연구소를 비롯한 환경단체 5(녹색연합, 생태지평연구소,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은 522일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 학계와 언론계 등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이 모여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국회-시민사회 토론회

먼저 정부 측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김정화 원전과장이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관리현황과 공론화 추진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본 공론화를 통해 핵관리 시설 선정과정에서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나갈 계획이라며, 사용후핵연료의 특수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함을 강조 했다. 공론화 위원회의 기본방향에 대해서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논의 여건을 최대한 보장하며 공론화 결과에 대해서는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론화위원회 인적구성도 특정 분야 과다대표를 방지하기 위해 인문사회분야, 기술공학분야, 원전소재지역, 시민환경경제단체 등에서 다양하게 할 예정임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정화 원전과장이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관리현황과 공론화 추진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후 발제한 지앤에스이노베이션() 정익철 대표는 영국의 공론화 사례를 소개한 후 국내 공론화 방향에 대해 제안했다. 한국과 같이 핵폐기물에 대해 정부 주도의 부지선정 방식을 이어오다가 1990년 후반부터 공론화를 통해 새로운 접근을 모색한 영국은 코룸(CoRWM: Committee Radioactive Waste Management) 등의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여 여러 단위의 숙의체를 연결하는 과정으로 공론화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영국 공론화 시사점으로 단계적 목표설정을 통한 접근, 숙의적 참여에 의한 의견수렴, 합의의 과정이라기 보다는 최대한의 공통분모를 찾는 과정으로서 공론화, 여러 단위의 숙의체를 연결하는 과정으로서의 공론화 과정 등을 제시하였다. 이것과 연관하여 국내 공론화에 대해서 공론화 의제는 사후핵연료 중장기관리 대책 목표로 백지상태에서 출발해야하며, 현실적 목표는 사후 핵연료 중기 관리 대책으로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서 공론화 위원회는 탈이해관계자나 중립지대 인사로 구성해야하며 주된 역할이 심판의 입장에 주력해야 함을 제안했다.

지앤에스이노베이션() 정익철 대표가 영국의 공론화 사례를 소개한 후 국내 공론화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이후 지정토론에서는 각계의 여러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는 과학이 대응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과학자들도 아마추어에 불과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 같은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전통적인 동료공동체에서 시민/지역민등과 같은 사람들과 같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자력 안전에 대해서 공학적방벽과 지질학적 방벽과 함께 사회적 방벽에 대한 고민 필요하며 이 세가지 방벽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고준위핵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여년간 부지선정 둘러싼 갈등에서 앞의 두가지 방벽에 성공한다고 해도 사회적 방벽이 부족하면 모두 실패하게 됨을 보이며, 사용후핵연료공론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사회적 공론화의 절차는 사회적 행위자들간 신뢰구축에 기반하여 진정성, 투명성, 민주성, 숙고성을 담고 설계되어야 함을 밝혔다.

생태지평연구소 명호 사무처장 공론화의 최대 관건은 정부가 사전 신뢰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라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이 정부가 공론화 관련한 주요 의제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 놓고 진행하면 제대로 된 공론화 진행 힘들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지 선정 위주로 스스로 공론화 입지를 줄이는 오류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부지선정에 대한 논의는 공론화의 가장 마지막 주제가 되어야 하며 현재 과거와 같이 정부는 부지선정 프레임으로 계속 몰고 가려함을 비판했다. 더불어서 반핵운동 내에서 정부에 맞서서 지역부지 선정 프레임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할 필요도 있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상호신뢰를 어떻게 전제할 것인지에 대해서 정부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론화 의제로서는 사용후 핵연료만이 아니라 원전 확장 정책의 문제까지 근본적 검토와 문제점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공론화 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서 각 이해관계자와 시민사회 등이 공론화 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이 적정한지 의문이라며 기계적 구성이 아닌 양진영에서 공동으로 추천하는 인사들로 구성하되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생태지평연구소 명호 사무처장이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에 대해 시민사회 입장에서 의견을 말하고 있다.

 한국교통대 정주용 교수는 시민사회가 이번 공론화 기회를 놓치면 또다시 핵폐기물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 과정을 놓치는 길이라며 공론화는 일단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시민사회의 신뢰 조치 요구를 공론화 과정에 대한 참여의 명분으로 본다며, 이미 명분은 충분하다고 보기에 현재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공론화 과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참여를 강조했다.

성균관대 강영진 교수는 EU에 의해 제시된 각국 핵/원자력 분야의 시민참여의 세가지 원칙 (첫째, 관련 이해당사자들 간 협력의 기틀을 만들고, 우선 그에 따른 변화는 서로에게 유익한 것이 될 것이란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 둘째, 현존하는 핵/원자력 사안에 대한 참여문제와 미래의 핵/원자력 활동에 대한 논란 간의 관계를 건전하고 분명하게 설정할 것, 셋째, 실제 관련 행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좋은 사례를 참고하되, 각국의 특수성에 맞게 가공, 재해석할 것 등)을 소개했다. 그리고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공론화 과정이 이후 空論으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公論형성으로 귀결되도록 하려면, 앞서 제시한 EU3원칙에 기반하되 특히 두 번째 원칙에 대한 면밀한 고려와 함께 환경단체 등과의 사전 협의와 조율, 합의형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종영 한겨레 신문 기자는 정부가 밝힌 공론화계획에 대해서 중간저장 부지선정으로만 끝내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나타냈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씻겨 지지 않으면 시민사회측의 공론화 참여는 힘들 것이라 보고, 그렇게 되면 구래의 입지선정 프래임으로 진행되어 사회적 갈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공론화 의제에서도 재처리 문제가 논의되지 않으면 신규원전 건설이나 계획 중인 원전 등 미래문제 논의도 힘들 것이라 밝혔다. 또한 관련 부처만 참여하는 소규모의 공론화기구가 아닌, 범국민적 논의기구로 공론화위원회를 확대 개편하는 것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래야 공론화 기구의 독립성 논란도 줄어 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작년 독일 17인 위원회의 한 위원을 인터뷰 한 사례를 들어, 공론화 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자들의 의견을 들은 산업통상자원부 김정화 원전과장은 현재의 공론화는 부지선정을 위한 공론화는 절대 아님을 밝히며 부지선정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현재의 공론화 과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또한 공론화 의제로서 향후 원자력 정책 방향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공론화 의제로서 적절치 못하며. 이미 에너지 기본계획 과정에서 다루는 문제를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과정에서도 다루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답변하였다.

재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공론화 의제로서 가능하다고 보지만 미래창조과학부나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이 있을지는 확답은 힘들다고 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R&D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연구차원이라고 밝혀, 그 부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반복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 높은 갈등을 동반하는 사회적 의제를 민주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으로서 공론화의 필요성에는 참여자 모두가 동의하였지만 원전 확대 정책 하에서 진행되는 공론화의 한계와 공론화 과정의 설계에 대해서는 정부측과 시민사회 간 뚜렷한 시각차도 확인되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공론화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그 공론화가 어떠한 공론화가 될 것인지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과 교감이 부족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정부는 형식적 절차가 구성되어 있으니 참여만 요구하기 보다는,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가 수위에 있는 한국의 상황과 원전 확대를 국가시책으로 하고 있는 정부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 봐야 할 것이다. 축구경기의 룰과 경기 과정이 아무리 공정하다고 해도 그 경기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면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공론화에 앞서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것이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신뢰조치를 성실히 구축하는 것일 게다.


정리 / 김종겸 연구원

Posted by mabu

공동성명

 

용산미군기지 오염, 정부는 한미공동조사단을 구성하라

- 주한미군 태도는 비상식적이고 오만한 자태, 환경주권회복 위해 SOFA개정은 당연 -

- 정부, 캠프캐럴 사례를 통해 한미공동조사단 요구하고 전국의 문제 함께 다뤄야 -

 

또다시 모르쇠 전략이다. 최근 서울시가 요청한 용산 미군기지 기름유출 조사에 대해 주한미군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2001년 처음 확인된 용산 미군기지 관련 녹사평일대의 유류오염은 지금까지 오염범위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SOFA의 자의적 해석을 근거로 지난 수십 년 동안 환경사고에 따른 오염자부담원칙을 계속해서 무시해 왔다. 이로 인해 국토는 오염되고, 조사와 정화비용은 국민세금으로 충당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묵묵부답하는 태도는 비상식적이며 한국 환경주권을 침해하는 처사다. 우리는 이 같은 주한미군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정부와 국회에게 오염원의 규명과 후속조처를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용산기지 지난 15년 간 16건의 환경사고발생, 정부 정화비용 1,030억원 추정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미군기지 주변의 오염 확인지역은 녹사평역 일대와 캠프 킴 지역에 약 12235의 면적이다. 정화비용은 58억 원이 소요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와 비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용산 미군기지는 1998년 사우스포스트 내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를 시작으로 총 16건의 환경오염사고가 발생한바 있다. 위치는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 기지 주변할 것 없이 전 방위적이다.

 

    주한미군은 20035월 캠프 코이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만을 환경부에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나머지 사고는 현재처럼 묵묵부답이다. 공식적인 입장 없이 함구하고 있다. 녹사평 일대에만 기름유출이 12년간 계속되고 있다. 전체지역의 오염영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국토해양부가 2011년 작성한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에 따르면, 2016YRP(Yongsan Relocation Program, 용산미군기지 이전계획)에 따른 미군기지 이전 환경정화비용이 1,030억 원에 달한다. 앞으로 불과 3년 후면 미군기지는 이전된다. 정부는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직시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오염부지에 대한 조사와 정화를 요구해야 한다.

 

2013년 현재, 미군기지 환경문제는 전국에서 발생 중

평택의 캠프 험프리즈와 미 공군기지에서는 제 2활주로 사업의 불법공사가 자행됐고, 폐기물매립과 군 소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군산 미 공군기지 주변은 낡은 지하유류탱크 부식으로 기름유출이 계속되고 있으며,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가축폐사사건도 발생했다. 부평 캠프마켓 주변은 기름오염 및 과거 유해화학물질 매립으로 인한 영향이, 과거 문학산에서 발생된 기름오염은 최근에 다시 확인되고 있다. 왜관 캠프캐럴 기지는 지난 고엽제매립사건을 통해 확인된 기지주변의 오염조사가 멈춰있다. 지난 2007년부터 반환된 기지들도 정화부실로 인해 다시금 유류오염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20년간 발생된 미군기지 환경오염사고는 88건에 달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발생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천문학적인 비용을 반환미군기지 정화비용과 현재 발생 되는 문제들에 대한 조사와 정화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비용도 지불하고 있다. 기지공개를 통한 지속적인 오염조사만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다.


환경주권 회복위한 SOFA개정이 핵심과제이다.

주한미군은 기본적으로 -SOFA’ 본협정문 제4조 제1항의 원상회복 의무 면제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주둔 및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정화ᆞ치유의 책임과 비용 부담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양국 간 환경양해각서에서 규정하는 정화치유 책임을 지는인간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nown, Imminent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 KISE)으로 규정한 오염은 부재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 조항이 주한미군의 환경오염에 대한 포괄적 책임을 면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자의적 해석이며, -SOFA 합의의사록이 규정한 한국 환경주권의 존중정신과 국내외 환경법상 기본원칙으로 존중되는 오염원인자 부담 원칙등을 완전히 무시한 입장이다.


    한편, 한국정부는 ‘SOFA’ 및 관련 부속합의서 어디에도 한국정부가 관할 영토에서 환경주권을 포기한다거나, 주한미군의 무조건적인 책임면제가 조항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고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주권을 명확히 하여 오염자부담원칙을 분명하게 요구하여야 한다. 또한 기지출입과 정보공개의 당연함을 전제로 주한미군이 근거로 제시하는 환경양해각서인간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분명히 규정하는 방향으로 개정할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국회와 지자체, NGO등과 협력방안 모색해야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용산미군기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울시를 넘어 정부가 SOFA 개정을 포함하여 적극적이고, 우선적으로 나서야 한다. 세부적으로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정부 대응 T/F가 구성되어야 한다. 공식적인 협상은 환경부가 SOFA환경분과위원회를 통해 수행하되, 국방부와 외교부의 업무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단계별·기지별 대응 전략이 수립되고 대응체제가 유지할 수 있도록 국회의 지원과 지자체, NGO의 협력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 정부 임기동안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될 계획이다. 그 어느 때보다 다각적인 전략이 모색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한 치도 고민할 이유가 없다. 실패했던 지난 반환미군기지 협상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의 변화된 모습과 역할을 기대한다. 정부는 침묵을 깨고, 국토주권과 환경주권 회복, 국민의 알권리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

하나. 주한미군은 서울시의 용산 미군기지 오염조사 요구에 즉각 응답하라.

.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오염에 대한 한미공동조사와 SOFA개정을 요구하라.

. 정부는 전국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라



2013. 5. 29

 

시민이 만드는 용산공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녹색연합, 도시연대, 문화연대, 생태지평 연구소, 서울YMCA,

서울환경운동연합,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인간도시컨센서스, 환경정의)

(null)

문의 : 생태지평 연구소 정인철 연구원 / 직통전화 :02-338-9574 / H.P : 011-490-1365


 

Posted by 황새여울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황새여울

 

고리 원전 3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 김당



정부가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원전 안에 있는 임시저장시설에 저장중인 사용후 핵연료는 2016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2024년에 포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용후 핵연료 관리와 관계된 전반적 사항들을 논의하고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방사성폐기물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용후핵연료란 원전의 연료로 사용되고 난 후의 핵연료 물질을 말한다. 사용후핵연료는 매우 높은 수치의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어 중간저장단계를 통해 방사능을 떨어뜨리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고준위 핵폐기물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사용후 핵연료는 직접처분과 재처리, 둘 중 하나의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과정은 우라늄과 플로토늄을 추출하는 과정이며 플로토늄은 핵무기의 원료로 이용될 수 있기에, 일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은 국제정치적 관계 속에서 통제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미원자력 협정으로 인해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가 금지되어 있으며, 사용후 핵연료를 원자력 발전소 안의 임시 저장시설에 저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즉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방사성폐기물관리체계가 수립되지 못한 상태이며 정부는 국민여론과 국제여건, 기술적 여건을 주시하며 관망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원자력 정책의 전제라 할 수 있는 방사성폐기물관리체계가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원자력발전소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으며 이는 원전 주변은 물론 국내의 방사성위험도를 높여왔다. 원전가동을 시작한지 35년이 지났지만 사용후 핵연료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된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하지 못한 정부의 무책임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공론화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거나 혹은 초래할 수 있는 공공사안에 대해 사회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합의를 통해 민주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력정책의 독점화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의 상황에서 원자력정책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대안적인 방향으로 결정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원자력발전 확대 정책만을 추진하였던 국내 원자력발전사를 본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공론화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 할 수 밖에 없다.


사회적 공론화 추진 그 자체만으로는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지만 사용후 핵연료와 관련하여 그 이전에도 정부가 공론화를 추진하였다가 정부가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점, 이번달 안으로 진행예정인 한미 원자력 협상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이 협정개정을 통한 재처리 권한 획득이라는 점,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 포화시점이 임박하였다는 점 등 여러 요건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이제껏 핵폐기장 부지선정 절차상 정부가 보여준 투명하지 못하고 비민주적인 자세와 행동은 시민사회가 전폭적인 신뢰와 기대감을 가지고 현재의 공론화에 흔쾌히 참여하기 힘든 이유를 말해준다.


만약 정부가 현재의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가 공론화 본래의 의미에 맞는 민주적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정부는 시민사회가 공론화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게끔 신뢰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정부가 공론화 과정에 어느 정도의 의미를 두고서 접근하는 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이것은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위원회의 위상과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를 규정하고 있는 현재의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은 매우 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의 추진 및 운영과정이 단일 부처 장관인 산업통상부장관의 권한 아래에서 진행되는 구조라는 점, 공론화 결과는 단지 권고의 성격에 한정되는 점 등 여러 제도적 한계가 있다. 즉 현재의 방사성폐기물관리법제안에서는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가 관련 부처와 시민사회·산업계 등을 포괄하는 위상 속에서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과정에서는 사용후 핵연료의 중간저장 방식, 부지선정과정 뿐만 아니라 미래의 사용후 핵연료량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법 등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하나 산통부 장관의 권한 속에서 구성되는 현재의 공론화 위원회의 위상으로는 이러한 사안들을 다루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앞으로의 사용후 핵연료량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법 등은 신규원전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즉 현재의 공론화 과정에서 공론화위원회의 위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공론화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와 논의결과의 정책 반영여부 등이 모호하거나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국내 원전정책의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수준의 공론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결과에 따라서는 정부의 핵확장 정책의 면제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 위원회의 위상은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논의 범위 또한 사용후 핵연료 관리와 더불어 신규원전에 대한 문제와 재처리 여부에 대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고, 논의 결과가 정부 정책에 충분하고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신규원전 계획이 실질적으로 논의되기 힘든 상태에서 사용후 핵연료 관리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절벽을 향해 달리고 있는 폭주기관차를 위해 레일만을 깔아 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을 포함하여 원전을 가동하는 모든 나라에서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순탄하게 진행된 사례가 없을 만큼 핵폐기물 사안은 첨예한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핵폐기물 관리정책이 원전확대정책의 부분적 위치에서 진행되었기에 핵폐기물 관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커녕 사회적 분열만을 일으켜 왔다. 그 결과는 포화시점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쌓여가는 고준위 핵폐기물인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된 방식으로 문제의 원인을 풀려고 한다면 문제는 반복될 수 밖 에 없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공론화가 어떠한 제도적 한계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지 주시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주창하고 언론이 내보내는 사회적 공론화란 말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사라질 것이다.



글 / 김종겸 연구원

Posted by 황새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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