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옥림리 농경지에서 주걱모양 검은 부리를 휘저어 먹이를 찾고 있는 저어새 |
저어새가 고향인 DMZ 일원으로 돌아왔다.
3월 13일 강화남단에서 3월 20일 인천 남동유수지 저어새섬에서 올 해 처음 관찰되었다.
매년 3월이면 어김없이 번식을 위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이곳 한반도 중앙 서쪽해안에 인적없는 곳으로 돌아온다.
벌써 멋진 황금색 번식깃으로 단장한 저어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제부터 10월 겨울을 나기위해 따듯한 곳으로 돌아가기까지
무인의 섬에서 알을 낳고, 품는 그리고 새끼를 키우는
강화의 너른 갯벌과 농경지에서 한강하구 모래등에서
주걱처럼 생긴 검은 부리를 휘휘 저어 먹이를 찾거나 쉬고있는
저어새를 볼 수 있다.
DMZ 일원 서해연안 무인도서에서 새끼에서 먹이를 주는 모습 |
멸종위기의 저어새(Black-faced Spoonbill)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걱모양의 부리를 얕은 물에 넣어 휘휘 저어 먹이는 찾는 모양을 본딴 이름이다.
북한은 영어이름처럼 '검은뺨 저어새'로 불린다.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는
1995년 약 450마리, 2000년대 초 900여 마리만이 생존이 확인되었다.
번식지인 우리나라에서 저어새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점차 월동지의 조사가 국제적 협조체계를 갖추면서
이제는 2,000~2,300여 마리까지 확인되고 있다.
번식지는 중국의 발해만과
DMZ 일원 서해연안 무인도서인 유도, 석도, 비도 등 10여개 섬과
몇 해전 번식하기 시작한 인천 남동유수지의 저어새섬, 강화남단의 각시바위이다.
여기서 큰 저어새들이
대만, 홍콩, 중국, 마카오, 일본, 베트남, 우리나라의 제주도 등 겨울의 고향으로 간다.
불안한 미래 속 저어새
확인된 번식지 중 가장많은 저어새가 DMZ 일원에 있다.
DMZ 일원에 저어새 번식지가 많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남북 대치로 사람들의 접근이 제한되어 간섭이 적기 때문이다. 남북 분단이 만들어낸 불안한 평화이다.
또, 저어새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 생태계를 서식지로 삼는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기수역 생태계는 한강하구로 주변 농경지는 새끼를 기르는데 중요한 먹이터다.
한강하구 일대는 신도시 건설 등으로 농경지가 많이 줄어들었고,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개발계획이 세워지고 있다.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한강하구. 왼편 저어새 번식지인 유도가 보인다. |
저어새의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는 남북의 평화통일과 DMZ 일원의 종합적 생태계 보전계획이 수립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저어새 뿐만 아니라 DMZ 일원을 보금자리로 삼는 수많은
생명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고,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한 일이다.
글 : 손성희 연구원(생태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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