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매일매일의 현장을 생생한 목소리로 담을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4대강 공사가 중단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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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말)
"여기서는 활동하는 단체나 개인들이 단체명을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목 : 강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사라진다.
봄비가 추적 추적 내리고 있는 흐린 15일(월) 아침, '여강선원/강을모시는사람들'은 오늘도 남한강을 기록하기 위해 현장으로 나갔다. 우선 사무실이 있는 신륵사 맞은편인 강변유원지로 향했다. 준설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신륵사 맞은편 강변유원지에 도착한 시간은 7시경이었다.
오전 7시면 공사를 진행하기 이전 시간이지만, 이미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은 분주히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었다. 일행의 움직임이 긴박해졌다. 공사 관계자들이 우리를 발견하기 전에 우선 많은 모습을 기록해야 한다. 가물막이 가장자리까지 걸으면서 곳곳에 나있는 준설작업의 흔적들을 사진에 담았다.
항상 멀리서 보았던 공사구역들을 바로 가까이에서 걸어가면서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불과 두세 달 전에는 강물이 흐르던 곳이었음을 느끼기란 힘들었다. 문든 흔적이 지워진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들었다. 그들은 강뿐만이 아니라 강에 대한 우리의 기억까지도 지우고 있었다. 저 멀리 희미한 물안개사이로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의 반짝이는 라이트가 오늘 하루 공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우리 일행은 이호대교로 향했다. 아침 강변의 안개 속에서 비에 젖은 흙을 파고 나르고 쌓고 다지고 있는 모습을 이호대교에서 내려다 보았다. 강은 여전히 무심하게 흐르지만, 그 속에 쌓이고 쌓이는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강이 강이 아닌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이호대교에서의 촬영을 반기지 않는 분이 우리 일행에게 다가왔다. 무의미한 실랑이가 시작되기 전 이호대교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인근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의 숙소로 향했다. 준설작업이 한창인 여강 앞에 있는 그곳은 여강의 준설작업을 관찰하기 딱 좋은 지점이다. 그의 집 부근의 여강 제방에서 흙위에 덮은 방수포 위에 또 흙을 덮는 포크레인 작업 모습을 캠코더로 담았다. 가물막이를 경계로 가물막이 안쪽의 누런 물과 바깥쪽의 푸른 물의 색이 묘하게 대조되면서 그 사이에서 작업하고 있는 포크레인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가 명확하게 보였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일행은 곧장 여주보 공사현장을 찾아 대신면 당산리-양촌리 제방길로 향했다. 미로 찾기 하듯 간신히 찾은 제방 길로 통하는 길에 들어서서 본 여주보 공사현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그토록 아름답던 여울과 소, 습지대는 사라지고 파헤쳐진 땅위에 곳곳에 나있는 웅덩이와 잘려진 나무 잔해들의 무더기가 준설을 하는 과정에서 파괴된 이 구역의 식생군락의 규모를 말해주었다. 공사구간 끝머리(백석리 섬 일대) 쯤 가서 준설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끝없이 물아래의 흙과 돌들을 빨아대면서 강을 파괴하고 있는 녀석의 이름에 물과 공존해야하는 사물인 배(船)라는 글자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여주보 공사현장을 지나 이포보 공사가 한창인 이포대교로 향했다. 비가 그친 뒤의 이포보 공사현장을 통과하는 강물위로 탁수가 보였다. 강변가장자리에서 옅게 보였던 탁수는 이포대교위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아마 내일쯤이면 더욱 퍼지겠지만 이포대교를 건너가는 차들은 무심히도 그 길을 지나쳐 가고만 있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강들이 파헤쳐 져도, 강주변의 군락이 파괴되어도, 누런 흙물이 보란 듯이 강을 덮어도 사람들의 무심함과 무감각은 공사현장의 만행을 덮어주고 있었다.
오는 길에 보였던 ‘남한강살리기 여주군 골재수입 1천억확보’란 동네 이장협의회에서 걸은 환영 현수막이 비온뒤 남한강의 흙탕물을 환영하고 있었다.
* 글: 명호, 김종겸(생태지평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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