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하도정비기본계획 및 다기능복합보(왕산보) 설치에 대한 환경단체 의견서>
하구가 살아있는 유일한 국가하천 임진강을 냅둬라!
4대강 사업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정도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가뭄대란에 어떠한 보탬이 되지못하고, 부실과 비리로만 분칠되고 있다. 그럼에도 4대강 사업에서 제외된 임진강마저‘임진강하도정비기본계획’과 ‘4대강 외 국가하천종합정비계획’이라는 이름아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또다시‘홍수대비’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04년 ‘임진강 유황흐름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타당성검토 결과, 추진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났다. 홍수 시 침수면적이 사업전후에 큰 차이가 없고, 세금투자에 비해 수익은 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적인 이유였다. 그런데도 국토해양부는 또다시 <임진강 유황흐름 개선사업>보다 넓은 군남홍수조절지 상류까지 하도정비사업을 추진하려 한다. 이미 경제성과 홍수조절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난 사업을 이름만바꿔 추진하려는 것이다. 불필요한 국책사업추진으로 예산낭비는 물론, 천혜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군남댐 건설로 홍수가뭄·황강댐 방류위험 모두 걱정 없다더니, 또 같은 핑계를 대는가?
과거 정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탄강댐, 군남홍수조절지 등의 사업들을 강행한바 있다. ‘북측의 갑작스런 황강댐 방류 위험’과‘홍수예방’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두 사업이 완공되고 나서 “임진강 홍수걱정 끝났다”라고 발표했다. 현재에도 임진강은 제방높이기 사업, 문산천 하천환경정비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홍수예방공사를 추가적으로 완공했거나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작성된 국토해양부‘임진강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하구 유역의 거곡리, 사목리, 마정리, 우정리, 군남리 등의 모래톱을 파내고 하천바닥을 긁어내는 준설이 계획되고 있다. 더불어‘4대강 외 국가하천종합정비계획’이라는 이름으로 다기능 복합보(왕산보) 건설까지 계획하고 있다. 과거처럼 ‘홍수대비’가 명분이다.
파주·문산 지역에 집중적인 피해를 입혔던 1997년~1999년의 홍수는, 임진강본류가 아닌 문산천 범람이 원인이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문산천이 임진강으로 흘러들어오는 구간의 하폭이 갑자기 줄어드는 병목구간된 것을 핵심으로 지적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작년, 문산천 월롱~문산구간 하천 폭을 넓히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문산천 하천환경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용역 설명회를 동시에 진행했고, 주민공람도 마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임진강 홍수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피해의식을 이용해 또다시 불안감을 조성하고 타당성 없이 개발업자의 이윤만 불리는 단순 골재채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일하게 자연하천의 원형을 갖고 있는 임진강은 생태계의 보고(寶庫)이다.
임진강은 민간인통제구역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보존된 생태계의 보고이다. 하천 하구마다 설치된 둑, 배수갑문 등의 인위적인 시설물이 존재하지 않고,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하천 파괴를 일삼는 각종 명목의 하천정비에서도 제외되어 왔다. 국가하천으로는 북한강 상류와 함께 자연하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임진강은 하루 두번 바닷물이 들어왔다 빠지면서 연출되는 아름다운 풍광의 변화와 포구, 강뻘, 적벽, 모래톱, 하상도, 하구습지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임진강은 파주와 연천어민들의 주요생업수단인 황복과 장어 치어들이 올라온다. 돌상어 어름치, 묵납자루, 가는돌고기, 꾸구리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들은 모래톱과 하상도 등에서 산란활동을 한다. 최근 조사결과 임진강 하구유역 주변 농경지가 올해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이 된 수원청개구리의 전국 최대서식지라는 보고가 발표된 바 있다. 금개구리, 맹꽁이, 먹구렁이 등의 멸종위기종도 대량 서식하고 있다. 또 최근 몇 년간 현장조사결과에 따르면, 두루미,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등 멸종위기 조류들이 점점 초평도, 고랑포 인근 등 임진강 상류 습지로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강하구 유역이 택지, 도로 등으로 개발돼 점점 북쪽으로 서식환경이 변화되고 있는 탓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진강하도정비기본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하천바닥과 주변 모래톱들을 긁어내 어류들의 산란장과, 멸종위기 철새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사업이다. 또한 다기능복합보는 수질의 물을 고이게하고 밀물 때 바닷물이 올라오는 것을 차단시켜 수서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다.
국토해양부가 제출한 사전환경성검토서에도 이미, 하천식물을 산란장, 은신처, 피난처, 휴식처, 먹이원 등으로 이용하는 조류, 저서동물, 어류 등의 서식환경에 교란이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기능복합보 역시 현재 서식하고 있는 저서동물이 줄어들고 깔다구 등 오염된 정수구역에서 서식하는 저서동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사실에도 준설과 함께 다기능복합보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희귀한 자연하천을 파괴하고, 이곳을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민들의 삶을 뒤흔드는 것이다. 우리는 임진강하도정비기본계획과 다기능복합보설치가 MB정부의 임진강 판 4대강사업이 될 것이라 우려하며,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 더불어 두 사업모두 조속한 시일 내에 백지화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12. 6. 26
녹색연합, 생태지평,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경기환경연합, DMZ생태연구소, 파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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