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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과 해양

무안갯벌에 천년의 향기를 남기다

 

무안생태갯벌센터에 불어온 선선한 바닷바람과 화창한 봄 날씨가 무안갯벌문화제 매향에 참석한 1000여 명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습니다. 5월 19일 오후 무안갯벌센터에서 열린 무안갯벌문화제 ‘매향’은 생태지평연구소와 생태예술연구회가 주관하고, 무안군이 주최한 마을 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세계 습지의 날의 맞이하며 무안생태갯벌센터 개관 1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것입니다.

 

매향은 ‘갯벌에 향나무를 묻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경만 교수(목포대학교 문화인류학과)님은 “매향에는 민중이 겪는 고달픈 삶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소박한 염원이 담겨있다”면서 이야기마당의 형식을 빌어 매향의 의의와 그것이 주민들과 후손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하셨습니다. 조 교수님은 “매향의식은 단순히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다. 갯벌 보존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야한다”고 상기해 주셨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소원판에 자신들의 소원을 적어 새끼줄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향나무를 묻을 때, 천년의 염원과 함께 담기 위한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소원을 적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렸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바람을 적어서 달았습니다.


매향소원적기 부스 뿐 아니라, 무안의 각 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음식과 체험활동이 마련된 마을장터에 사람들이 북적였습니다. 갯벌생물그리기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았습니다. 떡매치기를 하고 먹은 인절미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바삭한 칠게튀김, 고구마야채튀김, 바지락전은 금세 동이 났습니다. 

  각 마을에서 준비한 짚풀공예, 갯벌생물그리기, 떡매치기 등 다양한 체험들이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마을장터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동안에도 매향의식은 물 흐르듯 진행되었습니다. 월두마을 주민들이 만선깃발과 선기 등으로 장식된 배에 향나무를 싣고 무안갯벌센터 앞바다에 들어섰습니다. 극단 갯돌과 월두마을의 풍물패들은 함께 배를 맞이하는 흥겨운 한마당을 열었습니다.

 

배 맞이 문굿에 이어, 향나무를 앞세운 풍물패의 길놀이가 행사장인 본무대까지 이어졌습니다. 길놀이패가 본 무대에 도착할 때까지 ‘내벗소리’가 한바탕 공연을 하며 맞이했습니다.

 

향나무를 옮기는 이들은 흰광목천으로 입막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액운을 쫒고 부정 타지 않기 위한 것이랍니다. 어린이 4명도 이운에 참가하여 길놀이패와 함께 본 무대에 열을 지어 무대에 올랐습니다. 바람에 팔락이는 만장은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향나무를 맞이하며 바다에서 들어선 이들과 함께 극단 갯돌과 풍물패의 신나는 한마당이 펼쳐졌습니다.


  무안생태갯벌센터 중앙무대에서 매향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소원이 적힌 향나무가 매향을 기다리고 있   습니다.  

 

▲ 극단 갯돌과 월두마을 주민들이 어우러져 뻘소리 공연이 한바탕 벌어졌습니다.

갯벌에 매향을 하기 전, 매향문과 소원문 낭독을 하고 나무에 향 연기를 쐬어 부정을 씻어내는 분향을 올렸습니다. 향나무를 이운하는 이들은 무대 위에서 손을 씻는 의식을 하였습니다. 극단 갯돌과 월두마을 주민들의 공연을 마치자 매향을 하기위해 갯벌로 향나무를 옮겼습니다. 

 

 

 갯벌의 생명에 바치는 천년의 약속이 담긴 매향문과 소원문을 이윤석 국회의원, 김철주 무안군수, 김 산 무안군의장, 김웅서 해양연구원부원장, 전승수 생태지평연구소장, 야스무라 씨(WWF JAPAN) 등이 낭독했습니다.           


 

 향나무에 향 연기를 쐬어 부정을 씻어내는 분향과 액운을 막기 위한 손씻기를 했습니다.


향나무를 옮기는 행렬은 갯돌의 풍물패와 띄배가 앞장섰습니다. 향나무 행렬의 마지막은 광목천에 소원목을 매단 새끼줄을 양방향으로 매달아 객석의 참가자들이 이 줄을 잡고 갯벌로 같이 이동하였습니다. 갯벌에 도착하자 향나무와 소원목을 매단 새끼줄을 함께 이미 만들어 둔 뻘구덩이에 조심스레 안치하였습니다.

 

 갯벌에 향목를 안치 하기 위한 향나무 옮기기가 모든 참가객들과 함께 소원문을 매단 새끼줄을 따라 이동하였습니다. 

 ▲ 어린이들이 첫 행렬을 이끌어 갯벌로 나와 천년의 약속이 담긴 향목과 소원문을 갯벌에 안치하였     습니다.


무용가 박소정 선생님이 이끄는 무용단이 향나무를 넣어 둔 구덩이와 솟대가 세워져 있는 곳을 중심으로 안무를 진행했습니다. 이 춤은 갯벌에 묻는 몸, 갯벌 속의 인생을 주제로 율동과 함께 수천 수백 년 동안 쌓여왔던 갯벌의 층위를 현재의 시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합니다.

향나무에 흙을 덮고, 지경다지기가 풍물패와 관객,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진행되고 진풀이가 이어졌습니다. 월두마을 주민들은 갯벌에서 일하는 작업복 차림으로 갯벌에 풍요한 생명이 깃들기를 바라며 어린 바지락을 뿌렸습니다. 솟대 앞에 원형을 지어 합장을 하며 매향의식을 마무리했습니다. 


     갯벌에 묻는 몸, 갯벌 속의 인생이란 주제로 매향 의례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천년 약속의 의례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소원문을 낭독 해 주신 각 단체장들과 주민 등 참가객들이 구덩이에 흙을 덮었습니다.

 매향의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관람하시던 참가자들 모두 갯벌로 나와 향나무가 묻히는 의식을 지켜보셨습니다.

▲ 지락 포종은 어린 바지락을 뿌리는 것으로 갯벌에 풍요한 생명이 깃들기를 바라는 의식입니다.

월두마을 주민들은 갯돌과 함께 지경다지기를 하고 나서 풍물패와 주민들의 진풀이 끝으로 다같이 합장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매향을 하는 동안 갯벌 절식이 마련되었습니다. 매향에 참가한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커다란 가마솥에 무안의 용산마을, 월선마을, 약실마을, 노송정 등 각 마을에서 직접 만든 재료를 가지고 비빔밥을 만들었습니다. 비빔밥을 김에 싸서 먹으려고 길게 늘어선 진풍경에, 함께 음복을 나누는 흥이 더했습니다.

  


무안낙지, 칠게,김, 고사리, 신선한 나물이 들어간 무안갯벌 산들비빔밥을 먹기위해 길게 늘어섰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일회용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칡잎, 엄나무잎, 모싯잎 등에 싸서 맛있게 드셨습니다 .

뒷풀이는 단연 주민노래자랑입니다. 무안의 각 마을에서 참여한 주민들은 평소 아껴둔 노래실력을 뽐내며 잔치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갯벌에서 향나무를 묻어 천년이 지나면 침향이라는 최고의 향이 된다고 합니다. 긴 세월동안 나무를 썩히지 않고 보존시키는 갯벌의 힘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제1호 습지보호지역인 무안갯벌은 생명력과 보전가치를 상징하는 의미가 큰 곳입니다. 무안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 온 지역 주민들과 미래세대에게 갯벌의 가치가 대대손손 전해지길 바래봅니다. 

※ 무안갯벌문화제 '매향'은 국토해양부, 해양환경관리공단, 황해생태지역지원사업이 후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