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성명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가로림만 보전조치를 강구하라.

- 조력사업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필요 

- 가로림만 보전을 위한 대책 강구 필요 


가로림만조력(주)가 2014년 1월 제출한 ‘가로림만조력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환경부 검토 및 협의가 진행 중이다. 관련하여 최근 충청남도와 서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립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등 국책연구기관도 가로림조력사업에 대해 사실상 불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한국환경회의는 가로림만의 생태 가치 및 중요성에 기초하여 다음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환경부는 가로림 조력사업 ‘부동의’하라. 

가로림만 조력발전 사업 대상지는 충남 서산과 태안에 걸쳐있는 내만(內灣)으로, 2002년 환경부 전국자연환경 조사결과 “서해안 해안 지역 중 자연성이 잘 보전되어 있는 갯벌지형”으로, 2005년 해양수산부 조사결과 ‘우리나라 갯벌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지역으로 판단, 2007년 가로림만 환경가치평가 연구용역(호서대, 해양수산부) 결과 전국 환경가치 1위로 평가된 지역이다. 이외에도 2009년 서해안 어류 산란처 서식지 조사, 1999년부터 2004년까지 6년간 해양수산부의 지원 하에 시행된 우리나라 갯벌에 대한 연구결과 등을 종합 정리한 자료 등에서 우수한 생태가치 확인한 곳이다. 


또한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 멸종위기야생동물 1등급인 황새와 넓적부리도요, 상괭이와 수달, 삵, 표범장지뱀 등 보호야생생물의 서식처이자, 2,000여 가구의 어민이 바지락, 굴, 김 등을 양식하고, 태안군 어민의 25%, 서산시 어민 91%의 생활 터전으로 삼고 있는 충남지역 양식 및 연안 어업의 중심지이다. 


본 지역은 다른 지역의 습지보호지역과 비교하여도 생태가치가 우수하며, 해안도로 건설 등으로 사라지고 있는 자연해안선이 잘 보전된 자연형태 내만형 갯벌이다. 또한 각종 어류의 산란·서식·회유지로 중요한 생태적 위치를 점하는 수역으로 보전가치가 매우 높고 엄밀하게 관리해야 할 해역이다. 또한 정부의 일관된 연안습지 보전정책에 근거하여 향후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 갯벌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입지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로림만은 습지보전법상 보호지역 지정의 근거인 ‘1)자연 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2)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나타나는 지역, 3) 특이한 경관적, 지형적 또는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금번 제출된 환경영향평가서는 입지특성에 기반 하여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 갯벌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훼손하여 조력발전을 추진해야할 명분을 전혀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 


이에 한국환경회의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가로림 조력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부동의’를 명확히 하고, 보전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2. 정부의 습지보전정책 분명한 입장 필요 

우리나라는 1960년대 동진강 간척사업, 1970년대 남양만 및 아산 방조제, 삽교 방조제 건설, 1980년대 영산강 및 대호 간척사업, 낙동강 및 금강 하구둑, 1990년대 시화 및 새만금 간척사업 등의 대단위 간척•매립•하구둑 조성을 통해 연안습지생태계가 훼손되었다. 


1990년대 후반에서야 간척사업에 대한 국가적 논란으로 연안습지생태계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었고, 1997년 람사르협약(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가입, 1999년 습지보전법 제정 등 습지생태계를 보전 및 관리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였다. 이후 2008년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를 창원에서 주최하였으며, 관련 총회에서 ‘2008 인류의 복지와 습지에 대한 창원 선언’을 발표하는 등 우리정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습지 보전의 입장으로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2010년 기준 갯벌 면적은 이미 1987년 대비 20.4% 이상 감소하여, 해양생태계의 단절, 수산자원 서식지 감소, 자연해안선의 감소(1,910년 7,560㎞에서 2009년 5,620㎞로 1,940㎞ 감소) 등의 암울한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로림만 조력사업은 습지보전법을 제정하여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하는 등 연안습지 보전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사업이며,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해안선 및 조간대 갯벌을 감소시키는 사업이다. 그렇기에 애초 이 사업은 타당성 측면에서 부적합한 사업으로 부결되었어야 했다. 


이에 한국환경회의는 사회적 갈등을 반복하는 오류를 극복하고 유사 사례의 예방을 위해서, 국내 습지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해양수산부가 습지보전 및 관리 방침을 정확히 사회적으로 밝히는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3. 사회적 논란의 종식과 보전방안 조속한 수립 필요 가로림만 조력사업에 대한 부적절한 논쟁은 이제 종결되어야 한다. 

정부의 습지 정책 일관성과 연안습지 생태계 보전 필요성에 기초해 사업 불가 결정으로 지역공동체의 논란을 종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환경회의는 가로림만 조력발전 사업이 ‘환경상 상당한 문제점이 있어 계획을 축소․조정하더라도 그 계획의 수립이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의 사업임에도, 환경부의 계속된 환경영향평가 보완조치가 사업 계획의 수정 및 축소 조정을 통한 ‘사업의 승인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가로림만에 필요한 것은 ‘조간대 습지의 인위적 훼손과 환경교란, 막대한 사회적 손실비용, 지역생명공동체의 갈등과 반목’이 아니다. 지금 가로림만에 필요한 것은 사회적 논란의 종식과 보전방안의 조속한 수립이다. 


한국환경회의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며, ‘지역 및 주민공동체 중심으로 연안생태계의 생태적 특성을 훼손하지 않는 이용방식과 보전방안의 수립’을 강력히 요청한다. 


2014. 04. 21 

한국환경회의 

공주녹색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교통운동, 녹색미래, 녹색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부산녹색연합,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불교환경연대, 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 생명의숲, 생태보전시민모임, 생태지평, 수원환경운동센터, 에너지나눔과평화, 에코붓다, 여성환경연대 , 원불교천지보은회, 원주녹색연합,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인천녹색연합, 자원순환사회연대, 전국귀농운동본부, 제주참여환경연대, 천주교서울대교구환경사목위원회, 풀꽃세상을위한모임,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자원순환재활용연합회,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경교육센터, 환경운동연합 , 환경재단, 환경정의 

문의 : 사)생태지평연구소 명호 사무처장(02-338-9572 / green.mh@gmail.com)


Posted by 생태시선


ECOIN_2014_가로림만 조력 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의견

/ 2014.04. 사)생태지평연구소

 

<총론>

 

* 사업에 의한 환경영향 예측 재검토 필요

- 조력발전사업이 시행될 경우, 자연생태·환경분야를 비롯하여 다른 조사항목(수질, 대기, 지형지질, 토양, 위락경관, 전파방해, 주민 생활환경, 재산피해 및 대책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은 국내외 비교 사례 및 결과가 부족한 상황으로,
  : 대규모 상업용 조력발전의 예가 해외에서는 유일한 예인 1966년 프랑스 랑스발전소 이외에는 없으며, 국내에서는 최근 운영 중인 시화호 발전소로 아직 조력발전소 운영에 따르는 문제점을 국내외에서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시화호에서 해수유통량의 감소에 의한 영향에 대해 충분히 모니터링이 된 이후에 결정을 할 필요가 있음.
- 시화호-새만금 간척사업 등 대단위 방조제 축조로 인한 해양 환경 영향과 구체적으로 비교 평가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

 

* 가로림만 조력발전 사업은 해양생태계 교란에 의한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판단됨

- 조력발전에 의해 예상되는 조간대 갯벌 감소와 생태계 교란. 해양자원의 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이 클 것으로 판단됨
- 환경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을 동시에 검토할 경우 환경파괴가 더 심각하여 사업추진 불가로 판단되어야 함
- 내해의 어패류의 산란장 기능에 대한 자료와 경제적 가치에 대해 평가가 되어야 함

 

* 심각한 환경변화는 사업 불가 근거

- 조력발전소 방조제 건설 및 운영은 수위변화에 의해 연안습지 훼손, 해수 정체시간 증가 및 조간대 면적 변화, 탁도 감소 및 염도구배 변화와 퇴적물 침전 등에 의한 생태계 변화와 동식물상 서식 환경변화, 유속 및 유량 변화에 의한 해양환경 변화, 산란장 기능 저하 및 어족자원 변화 등 심각한 환경변화를 초래됨

 

* 정부의 습지 정책의 일관성과 연안습지 생태계 보전 필요성에 기초해 사업 불가 필요

- 연안습지 훼손, 자연해안선 감소, 생태계의 인위적 교란 등 정부의 연안습지 보전 및 관리 정책의 일관성에 역행하는 사업이기에 추진 불가 판단 필요


 

* 국내 습지관리 정책의 주무부서인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의 공동 입장 필요

- 2007년 해양수산부 ‘불가판정’ 입장의 견지 및 정확한 표명 필요
- 가로림만 지역은 2002년 환경부 전국 자연환경조사, 2005년 해양수산부 조사결과, 2007년 해수부 가로림만 환경가치 평가연구, 2009년 서해안 어류 산란처 서식지 조사, 1999년부터 2004년까지 6년간 해양수산부의 지원 하에 시행된 우리나라 갯벌에 대한 연구결과 등을 종합 정리한 자료 등에서 우수한 생태가치 확인한 곳. 이미 기존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가로림만은 연안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 습지 등 보호지역 지정 요건 충분히 확보
-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가로림만 습지보호지역 지정 및 람사르습지 등록 등 보전 정책에 대한 강력한 입장표명을 통해 습지관리정책 및 연안습지 보전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조력발전사업 불가함을 천명해야 함 

# 전체내용은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ECOIN_2014_가로림만_환경영향평가서_검토의견 종합_V09.pdf

 

 

Posted by 생태시선

 

 


생태지평연구소는 지난 2011년부터 2014년 3월까지 전국의 갯벌․해양 분야 모니터링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시민,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2년에 걸쳐 갯벌 시민모니터링의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해왔다. 전국의 시민모니터링 방법론을 체계화하고, 전국에서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다보니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시민’이고, 일상이 ‘모니터링’이다.
“올해 벚꽃은 빨리 피는 것 같아.”, “우리 집 논에 찾아오는 철새들이 늘었어.”, “해변에 모래사장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은데?” “올해 갯벌에서 낙지가 많이 잡혔어.” 등 우리는 살다보면 흔히 오랫동안 몸으로 체감하여 얻게 된 경험을 근거로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반응한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자연스럽게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것을 볼 때 우리들은 어찌 보면 일상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왔을지도 모른다.

예전부터 바닷가 주민들은 비가 오는 시기, 어류의 산란과 포획 시기, 꽃이 피고 지는 시기 등 갯벌의 물때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을 아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갯벌을 이용해왔다. 시민모니터링은 이러한 토착 지식을 가진 주민들이 보전가치가 있는 생태계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환경변화 과정을 관찰함으로서 생태계의 현명한 이용과 보전활동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모니터링(Monitoring)이 무엇일까? 모니터(monitor)는 긴 기간을 두고 무엇의 전개・발달 과정을 추적․ 관찰하는 것이며, 모니터링(monitoring)은 이러한 모니터(monitor) 행위를 뜻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생태계 모니터링(Ecosystem monitoring)은 생태계의 발달 및 진행과정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Regularly check ecosystem’s development or progress, and sometimes comment on it.)이다. ‘시민모니터링’은 시민들이 직접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포함한 자연환경 및 생태특성에 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평가하여 자료를 구축하는 것이다.

 

해안에서 가능한 시민모니터링 분야로는 물새, 저서생물, 염생식물, 사회문화, 해양쓰레기, 퇴적환경 분야 등이다. 물새는 생태계 구성과 변화를 알려주는 지표로서 시민모니터링 분야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저서생물은 갯벌의 환경변화에 따라 다양한 종 특성이 나타나며, 시민들이 직접 채집·동정이 가능한 대형저서 동물을 중심으로 수행된다. 해안가 식물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활발한 모니터링이 되고 있지 못하며, 문화 모니터링은 갯벌을 이용하는 인간의 사회·경제적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나아가 산호와 수중경관 모니터링 등도 가능하며, 이렇게 수집된 자료는 생태계 모니터링 지표가 될 수 있다.

 

갯벌 시민모니터링의 목적은 시민이 직접 중장기적으로 갯벌생태계의 변화관찰을 통해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기초적인 과학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통해 정부의 관리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조사주기가 길고, 일상적인 조사가 어려운 전문가 모니터링을 보완하고,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대중인식을 증진시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한국의 서남해안 갯벌은 다양한 저서생물과 철새 등이 살아가는 중요한 생태계이며, 밀물과 썰물에 의한 변화뿐 아니라 간척과 매립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한 변화가 활발히 일어나는 곳이다. 산업시설과 관광단지 등이 연안에 집중됨에 따라 발생하는 연안오염도 갯벌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므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곳이다.

▲ 무안갯벌에서 열린 1차 갯벌 저서생물 현장교육 워크숍(2013.9.27~28) 모습. 저서생물 시민모니터링 교육강사로 임현식 교수(목포대학교), 세이노 사토쿠오 교수(규슈대학 공학연구원 생태공학연구실), 아시카가 유키코 이사장(일본 NPO법인 물가에서 노는 모임)이 참여하였다. ⓒ생태지평

‘진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갯벌 시민모니터링
“저희가 제대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인천 영종도에서 4년째 어린이들과 갯벌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 한 참가자의 이야기이다. 전국에서 다양한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하는 이들 또한 모두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갯벌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나 시민모니터링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상당히 부족한 것이다.

기존의 국내 시민모니터링은 ‘시민참여·인식 증진’, ‘과학적 데이터 확보’, ‘전문가조사 보완’이라는 목적에서 실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시민모니터링에 기대하는 점과 사회적 필요성 등을 반영해 시민모니터링 시행 목적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서회적으로 시민모니터링에 요구되는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조사결과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고 시민조사자를 현장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모니터링 교육이 먼저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전국에서 각자 주어진 여건(?)에 맞게 알아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습지보호지역 시민모니터링은 정부에서 각 지역해양항만청을 통해 시민모니터링 수행기관을 공개입찰로 선정하여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높은 사업성과를 얻기 위한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지역주민의 참여과정을 축소하고, 지역 환경에 대한 이해가 없는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본래 의미의 시민모니터링 체계화를 위해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리고 지역별로 매우 다양한 기관과 시민들이 갯벌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방법론이 매우 다양하고, 운영방안이나 지원이 지역별로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민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따라서 갯벌시민모니터링을 체계화하기 위한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 부안 줄포갯벌에서 열린 2차 갯벌 저서생물 현장교육 워크숍(2013.10.29)에는 류종성 교수(안양대학교)가 교육강사로 참여하였다(위). 태안에서 열린 3차 워크숍(2013.11.27)에서는 암반지역 저서생물 모니터링을 위해 제종길 박사(도시와 자연 연구소)가 교육강사로 참여하였다(아래). ⓒ생태지평


‘전국 갯벌 시민모니터링 네트워크’의 첫 걸음과 과제

생태지평연구소는 황해생태지역 지원사업(YSESP)의 지원으로 2012년부터 시민모니터링에 대한 다양한 사례분석과 여러 이해관계자, 전문가들과 함께 여러 차례 토론회를 개최하여 시민모니터링 방법론을 체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면서 전국에서 갯벌 시민모니터링을 추진하는 다양한 조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2013년에는 전국에서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갯벌 시민모니터링 현장교육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이를 통해 다양한 갯벌 저서생물에 대한 국내 다양한 모니터링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별 시민모니터링 사례를 공유하면서 시민조사자들의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렇게 지속적인 만남의 자리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드디어 지난 3월 6일(목)~7일(금) 강화갯벌에 열린 워크숍에서는 서남해안 주요 갯벌지역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전국 갯벌 시민모니터링 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이 제안되었으며, 다양한 지역에서 함께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역의 시민 조사자들을 지원하고, 체계적인 갯벌 시민모니터링이 활성화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힘을 모을 것을 함께 결의하였다.

향후 시민모니터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사업이 마련되어야 한다. 갯벌 시민모니터링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조사자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고, 체계적인 조사방법론과 운영방안도 마련되어야 하며, 전국적으로 공동조사를 실시하고...... 등등등 많은 과제들이 남겨져 있지만, 시민모니터링이 활성화된다면 지역공동체에 기반한 해양환경 관리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시민모니터링 방법론에 대한 긴 논의과정을 마무리하고, 이제 다시 새로운 걸음을 다시 내딛게 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자신의 열정을 쏟아 자발적으로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에 굉장히 깊은 감동을 받았다. 시민모니터링은 어린이들과 함께 하면 갯벌이 환경교육의 장이 되기도 하고, 여행객들과 함께 하면 갯벌이 생태여행지가 되기도 한다. 넓고 평평한 땅 ‘갯벌’은 늘 열려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시민모니터링이 활성화되고, 내 고장을 아끼는 사람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길 바란다.


▲ 강화갯벌에서 열린 4차 갯벌 저서생물 현장교육 워크숍(2014.3.6~7)에는 류종성 교수(안양대학교)가 저서생물 모니터링을 위한 서식처 구분방법을 교육하고, 김순래 위원장(강화도시민연대)이 강화갯벌 Mapping 사례를 발표했다.   둘째날에는 <지역별 대표 갯벌 저서생물 및 서식처 사례 공유 : 여상경(녹색습지교육원), 서경옥(시흥환경연합), 강인숙(인천녹색연합), 김인숙(서산‧태안환경연합), 최이순(무안생태갯벌센터), 정희봉(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에서 지역사례를 발표했으며, <갯벌 시민모니터링 방법론 정립과 활성화 방안>에 대한 종합토론을 진행하였다. ⓒ생태지평


▲ 단체사진 짜쟌~~! ⓒ생태지평

* 글 : 이승화(생태지평연구소)


* 참고문헌
- 갯벌 시민모니터링 현장교육 및 워크숍 강의자료(2013), 임현식
- 갯벌생태계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과 협력(2013), 장지영

 

Posted by 바닷살이



무안에서 열렸던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의 좌충우돌 이모저모 풍경~! (늦은 리뷰죠?^^)

 

지난 2013년 8월 9일부터 22일까지 전남 무안갯벌습지보호지역에서 '2013 유네스코 국제워크 캠프'가 열렸다. <무안 생태갯벌 보호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원봉사>를 주제로  대만, 러시아, 벨라루스, 스페인,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한국 등 8개국에서 15명의 대학생이 참가하여 13박 14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무안갯벌을 보호하고,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였다. 이번 캠프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생태지평연구소가 주관하며, 무안군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유네스코 국제캠프는 1964년 제 13차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총회는 청년문제 연구 및 청년활동 촉진을 각 회원국에 권고하였다. 이 결의에 부응하기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여러 청년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1966년 처음으로 국제야영봉사(International Work Camp)를 개최하였다. 이후 1979년 국제청년캠프(International Youth Camp: IYC), 2009년 청년지역행동 (Youth in Community Action YiCA)을 거쳐 현재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UNESCO International Workcamp)로 행사명을 바꾸어 새롭게 출발한다. 2013 년을 맞이해 지난 48년간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는 약 4,800명에 이르는 세계 90개국의 청년들이 참가한 세계 유수의 국제 청년행사로 자리를 잡았다.(출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전남 무안갯벌은 2001년 한국 최초의 갯벌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며, 세계 5대 갯벌인 한국의 서남해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국제워크캠프도 서남해안 갯벌의 환경보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나라의 청년들이 갯벌현장에서 환경보전 활동과 지역사회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시각과 청년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또한 생태지평연구소에서 지난 7년간 지역주민들과 함께 무안갯벌의 보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해왔던 곳이기에 더욱 애착을 가지고 캠프를 진행하였다.

 

 ▲ 2013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가 열린 한국 제1호 갯벌습지보호지역인 무안갯벌 풍경 ⓒ생태지평 

 

한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전남 무안. 대중교통도 없고, 슈퍼마켓도 없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무안군 해제면 노문마을회관에서 처음 만난 청년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함을 감출 수 없었다. 언어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지만, 저마다 가진 한국에 대한 관심을 더듬더듬 영어로 조금씩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저녁을 먹고, 마을회관 숙소에서 무더운 여름의 첫날밤을 맞이했다.  

 

그런데 다음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온 안야와 케이트는 우리를 보자마자 큰일났다며, “너무 더워요!”, “에어컨 없나요?”라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추운 나라에서 온 친구들에게는 한국의 여름이 고문일 수 있겠구나 하는 걱정이 되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온 노바는 “한국 날씨가 우리나라 기후와 비슷해요”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었다. 역시 세계는 다양하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친구들을 달래서 국제워크캠프 개막식을 시작하는 무안생태갯벌센터로 향했다. 여기는 무안군 해제면 유월리에서 유일하게 행사를 할 수 있는 최첨단(?)의 문명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안야와 케이트는 여기가 시원하다며,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누워버렸다. 허걱-!

 

 

 

 ▲ 생태지평연구소에서 무안갯벌과 일정소개를 간단히 마치고, 참가자들은 각자 자기소개를 한 후 이번 행사를 후원하는 무안군과 티셔츠를 교환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생태지평

 

 

이번 국제워크캠프에서는 주요 프로그램으로 갯벌보전활동에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을 돕기 위해 황토갯벌 농수산물 무인판매소를 제작하고, 무안갯벌을 홍보하기 위해 마을에 환경벽화를 꾸미고, 지역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유네스코 주니어 국제캠프를 개최하였다. 그리고 무안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습지보호지역 전통어업 활동과 무안 5일장 체험 등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캠프가 청년들의 방학일정에 맞추어 한여름에 진행되기 때문에 가장 무더운 날씨에 그늘도 없는 곳에서 매일매일 땀방울을 흘리며 활동하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청년들의 노력 덕분에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성과들이 있었다. 

 

캠프 첫 주에는 무인 농수산물 가판대 만들기와 마을벽화 그리는 일이 진행되었다. 3개 팀으로 나누어 각자 원하는 팀에 들어가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아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먼저 가판대 제작팀은 마을주민들과 상의하여 가판대 디자인을 하고, 나무를 자르고, 연결하고, 붙이고, 칠하는 등의 제작활동을 했다.

 

 

 

 




 ▲ 짜라쟌~~! 갯벌보전활동에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제작한 농수산물 무인가판대이다. 무안에는 드넓은 황토밭에서 양파, 양배추, 고구마, 마늘 등 다양한 농산물이 재배되고, 갯벌에서는 낙지, 굴, 꼬막, 숭어 등 다양한 수산물이 생산된다. 무인가판대는 무안생태갯벌센터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무안의 농수산물을 알리고, 무안갯벌습지보호지역을 알리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생태지평

 

   

마을벽화팀 중 첫 번째 팀은 마을 어르신의 집 담벼락을 도화지로 생각하고, 무안갯벌을 주제로 마음껏 그림을 그려보았다. 그런데 그림에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집주인께서도 흐뭇해하는 벽화가 탄생했다. 이걸 보신 이웃주민들도 우리집 담벼락도 칠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대다하다. ㅎㅎ

 

 





 

▲ 무안군 해제면 유월리 갯벌마을의 마을벽화를 그리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협동심과 상상력이 필요했다. 한국의 갯벌생물들을 잘 알지 못해 고민하다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벽화를 완성해갔다. ⓒ생태지평

 

 

마을벽화팀 중 다른 팀은 도로가에 있는 밭 담벼락을 칠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차가 다니는 도로변이라 눈에 잘 띄는 곳이어서 책임이 막중했는데, 그늘이 없는 곳이어서 작업 중에 종종 지치는 날도 많았고, 그림의 컨셉을 잡지못하고 좌충우돌 하다 결국 어렵게 그림을 잘 완성시켰다. 일단 그림이 완성되었다는 것에 박수! 대단하다...

 

 

 





▲ 장난기 많은 3팀은 도로변에 벽화를 그리는 일도 좌충우돌, 시끌벅적하게 해냈다. 각자 생각하는 갯벌생물들을 그려 넣고, ‘Let's Protect Muan Tidal Flat'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단 벽화가 완성되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ㅎㅎ ⓒ생태지평

 

 

그리고 둘째 주에는 유네스코 주니어 캠프와 다양한 문화체험을 진행했다. 지역의 어린이들일수록 외국인을 만나거나 국제문화를 접하고,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 초등학교의 사전신청을 받아서 주니어 캠프를 개최했다. 오시는 부모님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까요?”라고 여쭤보시는데, “언어는 관심이고,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죠”라는 뻔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쏘뤼....뜨에 부 치...;; 

 

 

 

 

 

▲ 국가별로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한 조가 되어 나라별 간단한 회화와 전통문화를 배우면서 8개국으로 이름쓰기, 퀴즈 맞추기, 자기소개하기 등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실내외 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했다. ⓒ생태지평

 

 

2주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기 때문에 캠프에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주말에 다함께 찜잘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아침마다 웃옷을 안 입고 마을을 조깅하는 마르코와 케이트의 비키니 복장 때문에 마을 어르신들이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하고, 페인트를 온 몸에 뒤집어쓴 채 마트에 가기 위해 매일 경쟁하고, 몸빼를 사겠다고 5일장에서 너도나도 몸빼를 쇼핑하고, 나탈리아 누나를 짝사랑하는 무안의 남학생, 그리고 막중한 책임감으로 끝까지 온갖 일을 다 도맡아 한 희복이와 한국대학생 참가자들은 아직도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 청년들 하나하나 가진 재능이 발견될 때마다 참 놀라웠고, 무안에 오기까지의 과정 등을 생각해 볼 때 충분히 이미 도전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안 해제면 유월리의 고등학생들도 캠프기간 동안 함께 봉사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 활기를 찾고, 페이스북 친구도 되면서 영어사전도 조금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서로의 변화가 함께 일어나는 모습에 앞으로 사회를 위해 중요한 일들을 해나가는 국제 청년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청년기의 이런 캠프의 기억은 아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나도 그랬던 것처럼.

 

▲ 주민들과 함께한 무안의 전통어업인 후리질 체험(그물 고기잡이) ⓒ생태지평


▲ 이 날 잡은 생선을 바닷물에 씻어 바로 회로 먹는 바람에 컬쳐 쇼크가 온 사람들도 있었다. 쏘뤼...  ⓒ생태지평


▲ 무안 해제면 유월리 마을회관 어른들께 식사대접을 하기 위해 놀러와서 한 컷 찍었다. ⓒ생태지평

 


* 글 : 이승화(생태지평연구소)

Posted by 바닷살이
안녕하세요!

지난 무안, 부안, 태안갯벌에 이어서 강화갯벌에서 4차 시민모니터링 교육워크숍이 열립니다.
시민모니터링의 활성화를 위한 이번 워크숍에도 갯벌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Posted by 황새여울
태안 이후 7년 만에 재현된 여수 기름유출사고와 교훈

- 하루 평균 약 230여척의 유조선이 다니는 한국에 안전지대는 없다 -




지난 1월 31일 전남 여수에서 또다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지 7년 만이다. 두 지역 모두 인근에 대규모 정유사가 있기 때문에 해상에서의 유조선 이동이 잦은 곳이어서 늘 기름유출사고의 위험을 떠안고 있는 곳이었다.
 
이 사고는 기름유출사고 발생 직후 초동대처가 미흡하여 사고를 키운 점, 기름유출사고 발생 과정에 GS칼텍스와 삼성중공업이라는 대기업이 관여해 있는 점, 그리고 사고 인근 연안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많이 닮아 있다. 이것은 태안에서 발생했던 사회적 문제들이 여수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해양오염사고+국가산업단지의 위험을 떠안고 살아가는 여수시민들
우이산(WU YI SAN)호가 항해부주의로 GS칼텍스 원유이송 송유관을 파손시켜 164㎘의 기름이 해상으로 유출된 사고가 일어난 여수시 낙포동 원유 부두는 광양만으로 진입하는 입구로 남해군과 여수시와 접한 커다란 만(gulf)의 형태이다. 석유화학단지, 제철소, LNG사업단지 등이 밀집해 있는 국가 산업단지로 실제 사고현장에서는 해상에서 육지로 연결되는 거대한 대규모 송유관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역은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할 경우 바닷물 유통이 어려워 자연정화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인근 대도시로 기름이 흘러들어가 2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기름은 한 달 만에 충청도와 전라도를 넘어 제주도까지 흘러들어갔다. 현재 여수에서도 기름은 남해까지 흘러들어간 상황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수는 과거에도 기름유출사고가 자주 발생했던 곳이다. 잘 알려진 1995년 여수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 외에도 호남 사파이어호(1995년), 제2유화호(1998년), 하카타호(1998년), 이스턴브라이트호(2007년) 등 크고 작은 기름유출사고가 빈번하였다. 실제로 해양오염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해 해역(전체 해양오염사고의 54%)에서 지난 5년간 일어난 해양오염사고가 여수는 평균 32건으로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기름유출량도 여수가 62.9.㎘로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로 인한 해양오염사고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는 초기방제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름유출량이 드럼통 4개 분량인 800ℓ라는 GS칼텍스측의 축소보고 내용만 믿고 경미한 사고로 판단하여 대책수립이 늦어지면서 사고 영향 범위가 더욱 확산되었다.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하면 기름 유출량에 따라 지휘체계와 대응방법이 달라지고, 방제계획이 결정되기 때문에 초기대응을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사고 파악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흘러나온 유류가 100㎘이상이 유출될 경우 ‘대규모 해양오염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를 발령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이번 사고도 도선사의 실수로 일어난 인재(人災)로 보이는데, 실제 해양오염사고는 운항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33.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운항시간 단축이나 안전속도 및 항로를 준수하지 않는 무리한 운항, 선박 운항자의 안전의식 결여 등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므로 여수와 같이 대규모 석유사업단지가 밀집한 해역일수록 철저한 방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선박운항자들의 책임과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 여수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신덕마을 방제현장 ⓒ생태지평
 
혼란을 가중시키는 피해주민의 보상체계
대형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면 주민들은 경제적 피해로 인한 고통이 가장 클 것이다. 태안 주민들은 매년 삼성 본관 앞에서 기름유출사고에 항의하는 상경집회를 벌이는데, 그 이유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피해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7년째인 2013년이 되어서야 법원은 사정재판결과를 발표했는데, 전체 신고 채권 약 4조 2,271억원 중 약 7,361억원(피해주민손해 5,182억원, 후순위 채권 2,179억원)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유조선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사고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국제협약과 국내법에 의한 배ㆍ보상 체계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런 매우 복잡한 보상절차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에도 정부에서는 주민들에게 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었고, 주민들은 피해를 직접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무법인과 손해사정사 등 대리인들이 난립하기도 했다. 대형 기름유출사고를 경험하지 못한 정부는 국제기금과 협의하는 과정이나 피해조사 과정에서 한계를 보였고, 방제작업 종료일, 조업제한조치에 따른 손해기간, 무면허·무허가·미신고어업 등 위법소득에 대한 손해, 비수산 분야의 피해보상 방안 등의 피해를 입증하는 과정이 매우 혼란스러웠고, 어려운 과정이었다.
 
현재 해양수산부는 GS칼텍스 측이 先 보상을 한다면서 방제관련 비용과 확인된 피해에 대해 선 지급을 추진하고, 협의회를 구성하여 보상절차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책임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기업의 책임을 묻는 국내법의 한계가 있다. 2009년 법원에서는 태안 사태가 삼성중공업의 고의 등으로 인한 사고가 아님이 인정되어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건을 일으킨 삼성중공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56억원으로 제한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사고도 주민들이 피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므로 피해보상에 대한 논의는 장기간 계속될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번에는 해양수산부가 먼저 주민들에게 보상에 대한 정확한 지침과 매뉴얼을 전달하고 피해보상에 대한 계획을 협의하고 공유해야 하며, 기름이 유입된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태안사고의 경험을 비추어 체계적이고, 일관된 보상절차를 추진하여 국민들의 세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류오염사고의 경우 책임당사자 등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엄격하게 책임을 지우는 법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해안특성에 따른 방제로 생태계 영향 최소화해야
기름유출사고는 환경피해와 더불어 이를 기반으로 하는 주민들의 생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수시 낙포동 원유 부두 아래로는 한려해상 국립공원과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지역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또한 미역, 톳, 의 해초류와 우럭, 김 등을 양식하고, 어선어업이 활발한 지역이다. 태안해안국립공원과 만리포해수욕장 등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며, 서해안이 대표적인 관광지였으나 기름유출사고 이후 어장은 철거되고, 어업활동은 제되었으며, 관광업은 침체되었다.
기름이 유출되면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인 어패류의 산란에 피해를 줄 수 있고, 생태계도 변화시킨다. 유류오염은 해초류의 성장에 매우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고 직후 패류와 쭈꾸미 같은 연체동물, 게와 같은 갑각류에서도 기름유출의 영향이 확인되었다.
 
해양생태계는 유입된 기름 외에도 방제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고온고압 세척이나 자갈을 고온에서 끓이는 등의 과도하게 방제를 진행한 경우에는 생물이 자라지 않거나 새로운 생물이 진입하는데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방제작업을 할 때도 관광지 및 친수공간의 경우 사고이전 수준의 방제를 추진하지만, 오히려 방제작업을 실시할 경우 생태계 피해가 더 커지는 해안과 자연적 방제가 가능한 지역을 선정하여 알맞은 방제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 7년, 태안에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는 기름의 흔적
한국은 세계 5위의 원유수입국이면서 원유의 99.9%를 수입하는 에너지 빈국이다. 한국 연안에서는 하루 평균 약 230여척의 유조선이 81만 톤의 기름을 운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양오염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위험은 여수, 서산(태안), 울산, 인천 등 대규모 석유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주민이 떠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지금도 태안 해안과 충남전라 도서지역에는 갯벌이나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아직도 기름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원유 12,547kl가 유출된 충남 태안 지역은 해양생태계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파괴, 피해보상 문제로 얼마나 많은 사회적 혼란을 겪었는지 국민들 모두가 지켜보았다. 이번 여수에서 유출된 기름의 양이 비교적 적을지라도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피해와 환경피해, 주민 건강문제 등의 사회적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되고, 반복되지 않도록 태안 사고의 교훈을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여수 기름유출사고 현장에서 선박 주위로 떠있는 유막을 확인할 수 있다. ⓒ생태지평


 ▲ 2013 유징분포조사 결과 여전히 남아있는 기름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좌: 의항리, 우: 가의도) ⓒ생태지평
 
* 이승화 연구원(생태지평연구소 / 2014.2.12)


Posted by 황새여울

"제3차" 갯벌 시민모니터링 현장 교육 워크샵 - 암반지역 모니터링 교육 및 현장실습


- 일시 : 2013년 11월 27일(수) 오전 11시 

- 장소 : 충남 태안 천리포 수목원(에코힐링센터 대강의실) 

- 주최 : 생태지평연구소 

- 후원 : 황해생태지평 지원사업(YSESP: WWF,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파나소닉)

- 참가비 : 무료(숙식 제공.)

- 암반지역 모니터링은 저서생물 모니터링과 다른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많은 신청해주세요. 


Posted by 생태시선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생태지평연구소에서 시민모니터링의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오면서 많은 분들이 분야별 시민모니터링에 대한 현장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시간으로 갯벌 저서생물 시민모니터링 현장교육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교육을 시작으로 앞으로 조류, 염생식물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으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갯벌을 사랑하고, 생태계에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참가신청서는 첨부파일을 확인바랍니다. 

 


2013_시민모니터링 현장교육 워크샵_참가신청서.hwp


 


Posted by 황새여울



한국 람사르습지 등록 면적, 동아시아 14개 국가 중 12위

- 2008년 창원 람사르 총회 개최 이후, 오히려 악화되는 한국의 습지 정책 -

-‘람사르 습지 등록면적’기준, 세계 122위, 동아시아 14국 중 12위 불과 -

-‘창원선언’망각한 한국정부의 4대강사업과 습지관리정책, 습지훼손국 전락 -


오는 7월 6일부터 루마니아 수도인 부쿠레슈티(Bucharest)에서 열리는 제11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Ramsar COP11)를 앞두고, 2008년 제10차 총회 개최국인 한국의 습지관리 정책이 람사르 협약 정신을 위반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미 대표적인 습지를 훼손하는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민간환경연구소인 사)생태지평연구소는 람사르협약 가입국(162개국)의 ‘람사르습지(Ramsar Site)’ 등록 현황과 한국 환경부가 2011년 9월 람사르 협약 사무국에 제출한 ‘람사르 습지 협약에 관한 국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한국정부(환경부)가 밝힌 ‘한국이 동아시아 람사르 협약의 허브로서 선도적 국가’라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세부내용 첨부파일

20120628_생태지평_Ramsar_press.pdf

 )




Posted by 생태시선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기름횃불에 의지해 걷던 갯벌, 조업용 램프를 들고 다니며 게와 낙지를 잡던 어민들의 모습, 자연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던 탄도의 숲과 길, 바람이 빚어낸 섬속의 섬 야광주도, 그리고 은하수처럼 이어진 풀등….


'2012 무안갯벌문화제, 매향(埋香)'의 후속프로그램으로 5월 19일에서 20일까지 진행된 '무안갯벌 생태여행'은 바라본 갯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갯벌의 일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여행이었다. 


▲ 무안갯벌의 무한한 생명력과 그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2012 무안갯벌문화제 '갯벌의 생명에 천년의 약속, 매향(埋香)'" 


인류가 바다에 정착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풍성함으로 채워준 바다에 감사하고 복을 구하는 매향 의례는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통해 바다와 갯벌에 감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바다에게 '매향' 의례문을 낭독하고 있다 .


무안갯벌문화제에 이어 시작된 '야간 횃불 갯벌탐험'은 무안갯벌 생태여행”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다. '야간 갯벌체험'은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 예상했지만,'기름횃불'을 이용한 칠게 잡이라 호기심이 발동했다.


   ▲ 박종주 대표가 기름횃불 에피소드와 사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나무횃불'에서 '손전등'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사용된 '기름횃불'는 이전 횃대보다 밝고, 장시간 불을 비출 수 있어서 선호도가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기름횃불을 사용하던 시절은 기름이 귀해 그나마 있는 집에서 사용했으며, 보통의 시골 집에서는 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박종주 대표(황토갯벌 용산마을영농조합)는 지금도 그 당시를 회상하면 기름 구하기 위해 동문서주하던 어린 아이들과 손전등 발명가가 떠오른다고 한다. 



 ▲ 바닷가재 새끼인줄 알았는데, 딱총새우란다.


야간 갯벌체험에서는 칠게 뿐 아니라 밤게, 쏙, 갯지렁이, 딱총새우 등 다양한 갯벌 생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 기름 횃불을 들고 삼삼오오 바다로 향하고 있다.


늘어선 기름횃불와 그 사이로 어수룩한 초보 어민(?)이 된 여행자들의 몸놀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갯벌을 활기차게 만들고 있었다. 한 시간여 지속된 체험은 지역에서 칠게잡이를 업으로 삼고 계신 분들의 어업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기며 마치게 되었다. 박종주 대표의 말이 없었다면 아마 갯벌 끝까지 갔을 것이다.



▲ 돌아다니는 녀석들만 잡았는데 이리도 많다.


잡은 칠게를 보면서 흡족해 하는 여행자들의 모습에는 기쁨과 갯벌에 대한 감사가 묻어나고 있었다. 지금껏 갯벌하면 간척사업 대상지라고 여겼던 나에게도 이렇게 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귀중한 시간이었다.



▲ 죽었을까 걱정하며 놓아준 칠게와 고동, 갯벌에 놓아주자 금세 숨어버린다.


멀리까지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정리할 즈음, 갯벌로 다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따라가 봤다. 게와 고동에게 죽지말라고 말을 건네며 놓아주고 있었다. 순간 웃음이 나와 참고 있었는데, 내 손에 들려있는 칠게 꾸러미를 보는 순간 되려 미안해졌다. 다시 보내주는 대인배와 먹기 위해 벼르고 있는 소인배의 모습을 본 것이다. 



▲ 짚에 꼬아 만든 낙지호롱, 옛날엔 귀하디 귀했단다.


저녁식사는 인근 갯벌에서 잡아온 칠게, 무안에서 키운 돼지, 무안갯벌의 특산물 낙지가 메뉴였다튀김으로 새 생명을 얻은 칠게, 짚에 돌돌 말아 만든 낙지호롱, 도톰하게 썰어 구운 돼지고기는 어느 호텔의 식단과 비교할 수 없이 매력적인 만찬이었다.


 햇살을 만끽하다보니 출발할 시간을 잊어버려, 텐트 접기에 여념이 없다.


생태여행 두번째 날 아침, 팬션에서 잠을 청한 사람들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야영족이었다. 상쾌한 바닷바람과 따듯한 햇살 속에서 만난 으뜸은 해송숲이다. 전국을 돌아다녀 봤지만 이만한 곳을 가보지 못했다는 그들의 입담은 내 귀를 즐겁게 했다. 


어린아이 마냥 설레였던 도선.


이번 갯벌생태여행의 묘미는 무안에 위치한 탄도(炭島)의 생태와 역사문화를 보는 것이었다.

탄도로 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도선'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얽힌 이야기가 있다. 박정희 대통령 임기였던 1970년 대, 섬주민이 선거를 하려고 어선을 타고 출항을 했다가 배가 전복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접한 박 전 대통령은 "나라의 큰 일을 위해 힘쓰다가 죽었으니, 더 이상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큰 배를 설치해주자"라고 했고, 그것이 섬과 내륙을 이어주는 도선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 도선은 그 이후로 섬사람들의 보물 1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었다.

 

▲ 탄도 앞 갯벌에서 맨손어업을 하고 계신 주민

탄도나루에서 마을까지 이어진 제방 아래 갯벌은 뜨거운 낮에도 칠게와 농게로 가득했다. 과거에는 마을 앞에 서식하는 칠게를 잡아서 낙지를 잡았지만 지금은 물건너 온 칠게를 이용해 낙지를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마을 어르신 말에 의하면, 그 이후로 바다새와 돌고래 같은 물고기가 더 잘 나타난다고 한다. 아마 서해안에 서식하는 국제보호종 상괭이를 말하는 듯 하다.  


 

▲ 낡은 모습이 너무도 정겨운 돌담


마을은 외부인의 발길이 적어 오랜시간 동안 있는 그대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바닷바람과 비를 지금껏 이겨내 회색빛으로 바랜 벽돌담과 길가에 말리고 있는 파와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대문없는 집이 어릴시절 고향집의 향수로 다가온다.

 


▲ 왜 떠났을까? 섬 떠난 신을 생각하며.


삼색숲을 향해 가는 길
, ‘바다 신이 섬을 떠나 터만 남았다는 당산터 이야기와 삼색숲이 만들어진 이유를 들으면서 웃음과 안타가움이 교차되었다삼색 숲은 소나무, 사스레피나무, 대나무, 세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진 숲의 이름이다. 해안을 따라 넓게 자생하는 대나무 숲, 방풍림 역할을 하는 소나무숲, 대나무숲과 소나무숲 사이로 사스레피나무가 하나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 숲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밖에서 보면 큰 소나무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숲 속으로 들어가면 소나무보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사스레피나무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작은 섬에서 숲의 천이 과정을 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이다.



▲ 서해안에서 듣게 되는 동해바다소리


삼색숲의 오묘함은 세 종류 나무들이 구분되는듯 어우러져 있고, 동해에서나 들을 수 있는 거센 파도 소리에 있다. 섬 주변 갯벌에 뭍혀 있는 큰 바위에 파도가 부딪혀서 크게 들리는 소리라고 한다. 



▲ 야광주도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숲을 빠져나오면 초록 음나무밭, 붉은 황토밭과 옥빛 바다 뒤로 해변의 큰 섬들을 볼 수 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탄도지만 외부와 단절되어 주변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서식처가 된다고 한다.

고불고불 밭길을 따라 걷노라면 이곳이 우리집 뒷동산인지 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야광주도가 보이는 해변을 걷다보면 주의할 내용이 있다. 해변 곳곳이 바다새들의 산란처이기 때문이다. 오랜 풍화작용과 퇴적작용으로 각종 조개와 모래가 섞여 이룬 모래해변은 바다새의 산란처로 최적인 것이다. 해변을 걷다보면 종종 볼록하게 올라온 모래턱에서 알록달록한 알을 볼 수 있다.

▲ 해변에 둥지를 툰 도요새, 작은 알 두개.


 해변을 따라 맞은 편에 위치한 작은 섬, 야광주도를 바라 봤다.


▲ 버섯 머리 야광주도 앞에서


파도에 휩쓸렸을까? 바람에 깎였을까? 더 이상 삿갓모양의 귀여운 섬이 아니다. 버섯머리마냥 푸른머리만 남아있었다. 마을 어르신들의 어릴적 친구들과 소풍 장소로 자주왔었다던 야광주도는 어릴적 그 모습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하니 옛날 모습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 그려볼 뿐이다. 야광주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그 옛날 마을 어르신들이 친구들과 함께 했던 모습을 보았다.


▲ 풀등을 뒤로하고 마을로 향하는 걸음이 모두들 가볍다. 이제 집이다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 야광주도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길게 늘어선 풀등의 모습은 나중을 기약하기에 충분했다마을로 돌아오는 길에서 바라보는 갯벌과 바다 위 새들조업 중인 어선들을 바라보니, 여행의 끝자락으로 갈수록 아쉬움과 편안함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도요새알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무사히 태어나 내가 걷지 못하는 저 갯벌을 걷고날개짓하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떠올려본다.


글 : 정소원 연구원

 

 


Posted by 바닷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