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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슈

지구를 위해 투표 합시다-지구의 날 기념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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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무상급식과 4대강 사업은 지방선거 이슈이기도 하지만,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맞은 ‘지구의 날’도 외면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지구의 날 40주년을 맞아 4월 17일 오후 1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린 지구의 날 기념식의 무대에 오른 현수막에도 ‘강물을 흐르게, 친환경무상급식을 아이들에게’란 글씨가 선명합니다.

1969년 캘리포니아만 유류유출사고로 이후 형성된 환경오염의 위기의식이 발단이 되어, 1970년 4월 22일에 시작된 ‘지구의 날’은 전 지구적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해마다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어 왔습니다.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온 이들에게는 축제의 날이지요.

그.러.나. 2010년 대한민국의 지구의 날에는 마냥 축제를 벌일 수 없었습니다. 조촐하지만 이번 투표를 계기로 4대강 사업을 막아내고 친환경무상급식을 실현하자고 결의를 다지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기념식은 여성환경연대 이보은 사무처장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가수 전경옥 씨가 ‘더불어 숲’과 ‘힘내라 맑은 물’을 불러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이어서 이시재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님이 기념식의 시작을 알려주었습니다.

최승국 4대강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님과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대표님은 각각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다시 환기시키고, 친환경무상급식운동의 중요성을 각인시켰습니다. 이어서 남윤인순 2010유권자희망연대 공동대표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후보를 선택하자고 호소하셨습니다.

이번에 두 번째로 선거를 하게 된 대학생 서명선 씨도 이번엔 반드시 지구를 위한 투표를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2010 지구의 날 선언’을 또박또박 읽어내려 갔습니다.

여성환경연대가 기획하고 여러 활동가들과 어린이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밥과 강을 위한 투표’를 하자고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은 아기자기 합니다. 여기에 화답하듯, 시민사회단체 여러 대표님들이 맨 앞에서 식판을 들고, 참석한 활동가와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지구의 날 기념식에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투표 참여하자고 외치고 있으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와 상을 주진 못할망정 4대강, 무상급식 등 ‘선거쟁점’을 거론했다며 경고를 날리고 갔더랍니다.  

하나뿐인 아름다운 별 지구를 위해, 4대강에 기대 사는 모든 생명을 위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밥과 강을 위한 투표’ 꼭 해야겠죠?  

2010 지구의 날 선언

2010년 지구의 날 우리의 선택, 지구를 위한 투표

지구의 날, 우리는 말합니다. 지구는 살아있다고. 살아있는 지구의 호흡으로 우리는 숨을 쉴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지구에 흐르는 물과 자라는 양식으로 우리는 먹고 살아갑니다. 지구가 베풀어주는 자원을 빌어 우리는 집을 짓고 도구를 만듭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매 순간순간이 바로 지구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2010년 지구의 날, 우리는 지구에 대해 생각합니다. 40년 전 처음 지구의 날을 기념하며 지구의 날 선언을 발표했떤 이들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미명아래 장래에 엄청난 파괴를 몰고 올 수도 있는 환경파괴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비판했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40년 전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자원의 무절제한 낭비와 오염으로 지구는 40년전보다 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이 빚어낸 지구촌 전체의 환경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전지구적인 환경위기인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지난 20여년 동안 이산화탄소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나기만 했습니다. 지구온난화, 기상재앙, 기근, 질병은 우리와 우리의 삶터 지구 전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종이 지구에 출현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구의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2010년 지구의 날,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생각합니다. 지구에 수많은 생명을 길러 내 주었던 서해안의 가장 큰 갯벌이 몇해 전 지구의 날에 영영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이 땅의 젖줄이라고 불리었던 강들이 또 그렇게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강과 함께 흘렀던 문화와 역사, 강에 기대어 살아온 모든 생명을 품어주었던 강이 참혹하게 파괴되고 있습니다.  

2010년 지구의 날을 맞은 우리는 지금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강을 지키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강을 파헤치는 대가로 얻는 알량한 이득에 눈멀지 않고, 강에 기대 살고 있는 멸종위기에 처한 생명들을 지키는 일, 강을 파괴하는 자들이 내어놓는 허황된 청사진의 실체를 아는 일, 무엇보다 이 일이 중단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일이 바로 2010년 우리가 이 땅을 위해 지구를 위해 해야 할 일입니다. 강을 파괴하는 일에 쓰일 천문학적인 예산은 아이들에게 친환경적이고 평등한 밥을 주는 일, 멸종위기에 처한 뭇 생명들을 지키는 일,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돌보는 일에 쓰여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2010년 우리는 지구를 위해 투표할 것을 선언합니다. 내가 사는 마을과 도시, 지역을 지키고 나아가 하나뿐인 이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우리의 대리인으로 만드는 일을 하겠습니다. 우리가 뽑은 우리의 대리인과 함께 이 지구를 인간과 뭇 생명들이 모두 더불어 사는 곳으로 가꾸는 일을 함께 하겠습니다.

2010년 4월 17일
한국환경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