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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시선 칼럼

[논평] 늘어나는 환경갈등에 침묵한 박근혜 대통령



늘어나는 환경갈등에 침묵한 대통령 

시대의 환경갈등 해소를 위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어제(1월 6일) 취임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열렸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의 내용은 2014년 새해 경제와 정치 및 남북관계 등 국정운영 방향이 중심이 되었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 급격히 일어나고 있는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과 이에 대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해결의지와 방향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통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특히 환경분야에 대해서는 원전과 에너지 문제, 규제완화로 인한 환경훼손에 대해 매우 낮은 인식을 보여주었고, 그러한 인식하에서 제시하는 정책방향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볼 때 매우 실망스럽다. 


우선 원전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원전비리 문제의 원인으로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관행에 있다 보고, 이에 대한 개혁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의 언급처럼, 원전비리가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관행에서 비롯된 것은 맞으나, 그러한 관행이 피어난 토양은 40년이 넘는 원전확대정책의 지속과 독점 이익집단의 형성, 원전안전에 대한 허술한 감시감독 제도 등 구조적인 문제점에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 초기에 원전 안정성문제에 대한 최고 의결 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상을 격하시킨 바 있고, 곧 확정될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도 시민사회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전증대가 기정사실화된 채로 수립될 예정에 있다. 그렇기에 대통령이 원전비리 문제의 원인을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관행이라는 포괄적인 지적보다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원전 비율부터 재검토하겠다는 비전을 밝히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 요구되는 시대정신일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환경분야가‘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투자’라고 하여,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문제도 창의적 아이디어로 시장창출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적극적 대응을 위한 환경친화적 경제의 창출은 경제개발논리가 지속가능발전((ESSD, Environmental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논리 밑에서 작동되어야 가능하다. 즉 기존의 규제완화 등 무분별한 경제개발논리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가치 속에서 통제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규제총량제’, ‘규제개혁 장관회의’ 등을 두어 대대적인 규제완화의 의지를 밝히고 있어 상호모순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국민의 환경권과 지속가능한발전의 기조를 강화하는 선제적인 정책기조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밀양송전탑, 4대강 생태계 복원 등 국민의 환경권을 지키기 위해 시급한 조치와 해결이 필요한 환경사안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는 국민의 안녕과 안전, 국토환경 보전에 대한 대통령의 무관심을 또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혹여 이것이 공공선을 지키기 위해 사회 각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회갈등에 눈감고 정권과 다른 목소리를 폭력으로 누르려고만 했던 지난 1년간의 과오가 재삼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한 권력의 그늘진 모습에 대한 성찰은 부재한 상태로 사회정치적 폭력에 기초한 갈등은 늘어나고 비판이 금지되는 시대가 계속 될 것을 예고하는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우리 시대의 환경갈등에 필요한 것은 일방통행식의 폭력적 공권력이 아니라 올바른 환경거버넌스의 조성을 통한 환경갈등 해소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비전의 소통이다.


 2014년은 권력의 명운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시대인식의 전환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현장과 이론이 만나는 연구소 생태지평 

공동이사장 김인경 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