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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과 해양

기후변화와 우리를 둘러싼 바다

- 갯벌과 바다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피해 -

* 사진 : 기후변화 문제해결을 위한 앨 고어 기후프로젝트(The Climate Project,TCP)

언젠가부터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고온 · 저온현상, 가뭄과 홍수, 폭풍과 해일, 해수면 상승, 사막화 등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올겨울 한반도의 극심한 추위마저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차가운 공기가 남하한 영향이라는 소식은 새삼 기후변화를 실감할 수 있게 했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는 인간의 산업 활동 때문임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에너지 절약, 자기컵 · 손수건 쓰기, 일회용품 안 쓰기, 대중교통이용하기 등 개인적 노력부터 탄소배출권거래제, 탄소포인트제 등 국가 · 정책적 노력까지 소소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소소한 노력들보다 훨씬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무래도 숲, 들, 강, 논, 밭, 갯벌, 바다 등 원래 모습 그대로의 자연이 아닐까 한다. 존재하는 것 만으로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고, 에너지가 되어주니 말이다. 


* 사진 : 생태지평연구소

 

갯벌과 바다의 기후변화 완화 역할
 
갯벌은 강물이 운반한 펄과 모래가 바다의 밀물과 썰물에 의해 바닷가로 다시 밀려와 쌓인 평탄한 지형으로 밀물 때는 바닷물로 덮여 있다가 썰물 때는 공기 중에 드러난다. 갯벌에 사는 염생식물은 유기물 성장을 함으로써 갯벌에 유기물의 양이 많아져 산소가 감소하는 것을 막아준다. 저서생물은 갯벌 깊숙이 굴을 파고 사는데, 그 굴을 통해 갯벌 속까지 산소가 유입되게 한다. 특히 갯지렁이와 게는 갯벌 흙을 섭취한 뒤 유기물만 흡수하고 정화된 흙은 다시 몸 밖으로 배출한다. 갯벌은 이렇게 강 하구로 밀려들고, 비로 내리는 오염물질들을 정화하고, 산소공급을 함으로써 기후변화 완화 역할을 하고 있다.
 
 
역시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바다는 지상과 대기로부터 유입된 오염물질들을 거르고 가라앉히고, 분해하거나 흡수해서 말끔하게 치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390ppm 인데, 만약 바다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았다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30%이상 높아졌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지구 온난화는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고 한다.


갯벌과 바다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피해
 
한국 서남해안 등 일부 지역에서는 10년여 전 부터 꼬막 종패가 생기지 않고, 곳곳에서 바다에 뿌린 피조개 종패가 자라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동해에서는 가리비 종패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 바지락, 굴, 홍합 등 어패류의 폐사나 종패가 잘 자라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바다의 산성화로 보고 있다. 바다에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의 pH를 산성 상태로 떨어뜨린 것인데, 포항공대 등 국내 연구진들의 해양 산성화에 대한 연구 결과, 동해 바다의 pH가 태평양이나 대서양 등에 비해 2배 가량 빠르게 떨어져 산성화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국외 사례 경우 미국 시애틀에서는 자연굴이 5년째 생기지 않는 피해가 발생했고, 호주에서도 세계자연유산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로 유명한 대보초가 그 성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죽어가고 있다고 보고 됐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바닷물이 산성화되어 발생한 문제인데, 갑각류나 어패류 등의 다른 바다생물들에게도 비슷한 영향을 끼친다.  산성화된 바닷물이 바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미국은 지난 해 해양산성화 연구 지원과 모니터링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영국, 독일 등 유럽의 9개 국가들은 공동으로 해양산성화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재 한국은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고, 연안습지는 습지보호지역이나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 보호에 힘쓰고 있지만, 반면 연안매립계획은 버리지 못 하고 있다. 
 
 최근 새만금방조제 내에 살던 상괭이의 떼죽음에 대해 지역 어민들은 해수유통이 줄어들어 새만금 수질이 악화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괭이 죽음 이전부터 쭈꾸미 등 다양한 어패류가 떼죽음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검 결과 상괭이 집단폐사의 원인은 호수가 얼면서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바람에 상괭이들이 질식사한 것으로 판명됐다”는 전주지방환경청의 발표에 지역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새만금 환경변화를 외면한 성급하고 부실한 결과”라며 재검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쨌든 바다를 호수로 만들어 놓은 결과임을 입증하고 있지 않나 한다.

  

*사진 : 2009년 크리스 조르단이란 사람이 찍은 태평양 미드웨이 섬의 신철옹(새),  해마다 약 만 마리 정도가 미드웨이 섬에서 인간이 버린 쓰레기와 독극물로 죽어간다고 함 

 

 산업혁명 이후에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5600억 톤 정도라고 하고, 주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다양하고 강력하다. 바다와 갯벌의 이산화탄소 저장고 역할은 이제 한계에 달했는지 모른다. 더 이상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바다 생태계의 파괴는 당장 인류에겐 식량 대란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바다 생태계 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구름이 비가 되고, 강과 바다가 되고, 다시 구름이 되는 순환에서 보듯 ‘나만은 괜찮겠지’가 성립할 수 없다. 
 
 이미 많이 늦었다. 그러나 이제라도 온갖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나을 것이다. 예견되는 재앙들을 멀어지게 할 의지와 노력들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 쓰레기, 폐수 등 오염 물질 유입 금지, 불가피한 경우로 가장해 계속되고 있는 연안 매립 중지, 해양 연안 생태계 이해 등 동시에 다 같이 힘써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파괴와 오염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실로 커다란 것임을 알고 있다면 더 이상 개발이냐 보존이냐, 경제적 가치냐 생태적 가치냐를 따지지 않을 것이다.

  
[자료참조 : 무안갯벌 길라잡이 / KBS환경스페셜 CO2의 경고, 해양산성화 / 
                  2011.2.28 한겨레신문 ‘새만금 상괭이 223마리 떼죽음’ 원인 논란]
[사진참조 : 앨 고어 기후프로젝트 / 크리스 조르단 / 생태지평연구소 ]

※ 위 글에서 갯벌과 바다의 기후변화 완화 역할과 갯벌과 바다가 겪고 있는 피해에 대한 대부분의 사실적인 내용들은 직접 조사, 연구한 내용이 아니라 특정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