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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독서후기]당신은 윤리적인 사람인가? 자연을 바라볼 때에도??



환경윤리
카테고리 기술/공학
지은이 데자르뎅 (자작나무,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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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윤리가 만나다> 

 환경윤리라는 개념은 매우 생소하지만(환경에 윤리가 적용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보게 한다.) 실제로 우리가 환경문제를 접근하는데 있어서 늘 환경윤리의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왔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알 수 있었다. 저자인 데자르뎅은 환경문제는 과학과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며 인간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소중히 여길 것인가, 우리는 과연 어떠한 존재인가,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자연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떤 것인가, 우리는 어떤 세계를 살아야 하는가라고 하는 문제와 관계된다고 말한다. 즉 환경문제는 윤리학과 철학의 문제라는 말이다. 윤리의 관점으로 환경을 바라보자.

 우리는 늘 ‘윤리’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도덕적 관계를 위해서 필요한 덕목으로 생각해왔다. 오히려 인간과 환경의 관계속에서는 ‘윤리’가 아닌 ‘자비’나 ‘이용’과 같은 개념이 더 많이 쓰여져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들은 둘이 동등한 관계가 아닌 한쪽이 다른 한쪽을 낮게 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과 환경 사이에 윤리라는 관점을 적용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이 둘의 관계를 대등하게 보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의 가치, 자연의 가치, 그리고 순환의 가치> 

 이 책은 우리가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제적 시장의 개념과 과학기술의 가치들이 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지 정리해주고 있다. 경제적 시장의 개념에서 선이란 욕구가 표출되는 정도에 따라서 높고 낮음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한 개인에게 무엇이 가장 가치있는가를 보려면 그 개인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를 보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쓰는 가장 중요한 것들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 소유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많다. 공기, 물이 가장 분명한 요소이다. 우리는 매순간 공기를 마시고 있으면서도 돈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물론 맑은 공기를 유지시키기 위한 경제적 시장과 과학기술은 존재하겠지만 본래 공기는 시장과 기술 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연속에 그냥 존재하던 것이다. 누구도 공기의 소유를 주장할 수는 없으며 공기의 가치를 정확하게 매길 수 없다.

 따라서 자연의 가치는 인간의 가치 속에서 평가되거나 정리될 수가 없다. 환경윤리학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정리하고 역사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잣대를 만드는데에 그 의미가 있으며 자연을 표면적으로 해석해내기 위한 도구는 아니다. 지금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막강한 최상위 존재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최상위 존재가 아래와 전혀 순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의 순환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 이것이 바로 환경윤리의 입장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마존 파괴의 책임을 묻다>

 우리는 아마존에 어떠한 책임을 지고 있는가? 아마존 원시림은 소를 방목해서 키우기 위한 농장을 만들기 위해서 파괴되고 있다. 건기가 시작되는 8~9월이 되면 불법으로 불을 놓아 목초지를 형성하여 방목장을 만드는 일이 매달 1000건 이상 일어나고 있으며, 그런 방화로 2009년 8월 한달 동안에는 축구장 32000개 넓이의 산림이 불탔다고 한다. (MBC창사특집 다큐멘터리 - ‘아마존의 눈물-3편’ 참조) 소고기를 즐거먹는 우리들은 모두 아마존 파괴에 윤리적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닐까? 파괴되는 산림의 양과 그곳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소를 키우는 목장주들의 이익과 소고기 수출로 나라의 살림을 운영하는 브라질정부 그리고 브라질 소고기를 먹는 모든 사람들의 윤리적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굳이 미래세대로 우리의 의무와 책임을 확장시키지 않더라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나라를 버리고 이주해야만 하는 투발루인들과 아마존원시림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에게 우리들도 일정한 책임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아마존의 미래는 곧 우리의 미래>

 나는 아마도 아마존에 갈 일이 없을 것이며 아마존 원시림에서만 살고 있는 희귀하고 독특한 야생동식물들을 보거나 만날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원시부족을 만날 일은 더더욱 없을 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나의 욕구가 닿아있지 않은 곳도 내가 돈을 지불하여 무엇을 얻어내지 않더라도 나는 원시림이 보전되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미래세대 또는 전 지구적 생태학적 확장과 다른 개체로의 확장은 인간의 이성적 판단능력과 감성능력이 함께 작용했을 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아마존 원시림의 가치와 개발이익을 따져보겠지만 그 다음으로는 이제까지 소중하게 지켜져왔던 무언가가 그대로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용하는 것 같다.

야노마미 부족 추장인 다비 코페나와는 다음과 같은 말은 했다. “당신들의 탐욕, 개발, 바이러스가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우리의 죽음은 곧 이 세상이 멸망한다는 뜻입니다. 그 대가는 결국 당신들이 짊어져야 할 것입니다.” (MBC창사특집 다큐멘터리 - ‘아마존의 눈물-3편’ 참조)


글쓴이 - 이승은 연구원                          

개인블로그 - http://blog.daum.net/antif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