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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특종] DMZ 향로봉 가는 길에서 노루 발견!!!

1. DMZ일원, 금강산 1만2천봉 가운데 하나인 향로봉 속으로 들어가다. 

강원도 인제군과 고성군 사이에 있는 산인 향로봉은 높이가 1293m이다. 일년중 20여일을 제외하고 안개가 거의 끼어 있어서 옛날부터 봉우리에서 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향을 피우는 것 같다고 하여 '향로봉'이라고 이름붙이게 되었다.

생태지평에서 DMZ평화생명동산에 파견되어 있는 황호섭 연구원과 손성희 연구원, 박진섭 부소장 그리고 나를 포함한 신입연구원 4명은 점심식사를 하고 향로봉으로 출발했다. 올라가는 길에는 향로봉 정상까지 이어져있는 군사작전도로가 나있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곳이 민간인통제구역임을 증명하듯 군인들이 우리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통행증을 건내준다.


출처 : 생태지평


우리가 들어가는 이곳은 2007년 이전까지는 비무장지대였는데 2007년 비무장지대의 폭을 남과 북 각각 10Km로 줄이면서 비무장지대에서 해제된 곳이다. 따라서 생계를 위한 민간인출입이나 연구조사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눈이 잔뜩 내려 아무것도 살지 않을 것만 같은 이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4륜구동차를 타고 눈길을 오르고 올라 들어와서 또 산속을 걷고 걸었다.

출처 : 생태지평

출처 : 생태지평





*연대*
사람의 흔적이 보인다. 돌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모습. 이곳은 양봉장이다. 

출처 : 생태지평

돌을 층층이 쌓아놓으면 봄에 벌들이 이곳에 집을 짓는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곳은
생각보다 마을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곳이었다. 양봉, 버섯채취, 나물채취등 
앞으로도 이곳의 자연환경을 조사하거나 지리적인 부분을 자세히 알아가려면 반드시 주민분들의 협조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절실히 느낀다.



*설레임*
곳곳에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보인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을 따라서 얼마전에 아니 방금전에 걸어갔을지도 모르는 흔적들.

출처 : 생태지평

겨울현장조사는 식물보다 동물을 보기에 훨씬 좋은 조건이다. 나뭇잎이 우거져있지 않으니 동물들은 훨씬 많이 노출된다. 또한 사방에 눈이 덮여 있으니 걸어가는 길마다 발자국을 남겨준다. 발자국을 잘 살펴보자. 



*소중함*
향로봉이 DMZ에서 더욱 중요하고 잘 보존해야 하는 까닭이 있다. 바로 향로봉은 남과 북을 이어주는 길목에 있는 봉우리이기 때문이다. 남과 북을 이어주는 백두대간에서 동서를 가르며 내려오는 향로봉은 우리나라 중부온대림의 특성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성에서 올라가는 길은 이미 개방이 되어 있어서 이곳에서만 사람의 흔적이 묻지 않은 야생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그 모습이 마치 유리알처럼 소중해보인다. 

출처 : 생태지평

눈이 덮여 있어 보이지 않지만 여기는 계곡이다. 이곳에도 칠성장어, 금강모치, 가는돌고기, 새미와 같이 특별보호가 필요한 종들이 살고 있다. 이 물고기들이 살고 있을 얼음아래.. 그곳에 흐르는 물 소리가 들린다. 겨울에도 DMZ 향로봉은 숨쉬고 있다.



*운명*
몇군데를 더 돌아보고 싶었지만 4륜구동차로도 올라기기 힘든 길이 계속 나온다. 차를 돌려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되돌아 가는 길. 평생에 한번 마주칠까 말까하는 운명을 만났다. 

출처 : 생태지평


우리 차 앞에서 놀라 멈춰서며 돌아보는 그는 바로 노루. 아니 처음엔 고라니인줄 알았다. 차를 보고 놀랐는지 멈칫하고 선 고라니를 찍어야 하는데.. 그만 저 산위로 풀쩍풀쩍 뛰어올라간다. 선배의 이야기로는 엉덩이가 하얀것이 고라니가 아니라 노루란다. 또한 노루는 깊은 산속에 살고 있어서 이렇게 인간이 다니는 길목에서 보기 매우 힘든 동물인데 참 귀한 야생동물을 보았다며 뿌듯해하신다. 

출처 : 생태지평

비록 우리들의 사진 속에는 멀리서 찍힌 모습밖에 남기지 못했지만 불과 3m앞에서 만난 야생동물은 DMZ라는 곳의 생명력과 놀라움과 힘을 느끼게 해주었다. 



남과 북이 만나는 곳 155마일 곳곳마다 사람들의 생활이 있고 야생동식물의 생활이 있고 산맥과 강줄기의 기운이 있다. 그 규모가 너무나 방대하여 우리에게 막연하고 추상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늘 4시간 정도 향로봉 한줄기를 걸어봄으로써 내가 반드시 기억하고 지키고싶은 공간이 생겼다. 이제 꽃피는 계절이 오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금강초롱, 도깨비부채, 솔나리, 왜솜다리, 박새, 피나무, 동자꽃, 돌바늘꽃, 백손, 분홍바늘꽃등등을 보러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 















-이승은연구원 ^^
-현장과 이론이 만나는 생태지평연구소에서 1월부터 땀나게 근무중
-개인 블로그 http://blog.daum.net/antifur (많이 놀러오세요)
-생태지평 홈페이지 http://ecoi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