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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22조원짜리 '삽질 사업', 박근혜 생각은?



1. 4대강 사업 실체가 뭘까?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종료(?)되어 간다. 종료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업의 실질적 준공이 가능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16개의 댐(보) 공사 준공이 진행되고 있다. 총 16개의 댐 중 이미 10개의 댐이 준공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 사업이 언제까지 하자보수를 진행하고, 그 비용이 얼마나 추가로 투입되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준공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국정 결과물로 표현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을 몇 가지 숫자로 간단하게 살펴보자. 총 예산 22조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국가하천 4대강 개발사업'으로, 국가의 중요한 자연하천 4곳에 높이 10M 이상의 대형 댐 16개를 건설하고, 5.7억㎥의 하천 골재를 준설하며, 하천을 따라 총길이 약 1,728㎞의 자전거도로를 건설하고, 약 690㎞의 하천제방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말 그대로 하천에 댐을 세워 유량을 확보하고, 하천바닥을 긁는 준설을 통해 통수공간의 확장과 용수를 확보하고, 자전거도로라는 이름의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고, 홍수위험이 있는 지역의 제방을 더 높게 보강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과 관련하여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추진하였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 사업이 집권 초반 광우병미국산수입쇠고기 반대라는 국민 저항에 직면해 취소되자, 이후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재추진하였다. 4대강 개발사업 주요 추진배경은 물 부족 대비 풍부한 수자원 확보, 기후변화 등으로 가뭄ㆍ홍수 대비, 수질개선 생태복원사업을 명목으로 하였다. 2011년 8억m³, 2016년 10억m³의 물 부족이 예상된다고 규정하고 4대강 개발 사업을 통해 16개 댐을 만들고 13.0억m³ 용수를 증대시킨다는 목표 하에 추진하였다. 수질개선은 2012년에 83%~86% 2급수 달성을 목표로 하였다.

이제는 찾아보기도 힘들고 말하는 사람도 없지만, 기대효과로 4대강 사업을 통해 약 34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유발효과로는 무료 약 40조 원을 발생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총 소요재원은 22조2000억 원이며 4년에 걸쳐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었다. 댐 건설 등 본 사업은 2011년 완료(댐ㆍ저수지 등은 2012년 완료)할 계획이며 직접 연계사업은 2012년 완료 목표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사업이 끝나면서 남은 것은 없다. 4대강 사업은 100년만의 가뭄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고, 홍수시기에는 본류 근처에 홍수피해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오히려 교량이 무너지고 지천이 무너져 내렸다. 낙동강의 녹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가뭄 극복, 홍수피해 저감, 일자리 창출, 수생태계 회복, 수질 개선 등을 제시하였지만, 공사가 준공단계인 현 시점에서 사업의 실효성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누구 주머니로 들어갔는지 모르지만 1조 원 대 입찰담합이 발생했다. 이 사업의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경남 합천보 상류 회천 합류지. 회천에서 흘러온 물이 합천보에 갖혀진 물로 인해 하류로 흘러가지 못하고 오히려 상류로 역류하여 흐르고 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2. 사라지고 무력해진 공공사업의 정책 평가 시스템

일반적으로 국가정책과 국책사업에 대한 찬성과 반대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는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특히 국토의 자연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의 경우는 찬성과 반대 활동이 더욱 활성화된다. 개발 사업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회적 집단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이 사업으로 인한 피해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의 영향권 범위가 넓을수록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우리처럼 국토면적이 좁은 국가의 경우 국토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환경적 영향에 대한 논란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4대강 사업 역시 찬성과 반대가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중요한 국가하천, 특히나 국민의 식수원인 4대강을 대상으로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을 단기간 내에 끝내겠다는 발상과 계획은 그동안 어느 정부도 할 수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합리적 이성에게는 불가능한 발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의 어느 나라이든, 심지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국가에서도 전국토를 영향권으로 하는 거대 토목사업을 단기간에 결정하고 추진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현대 사회 환경문제의 심각성으로 인해 공공정책의 환경성 평가 기법이 발달하고 있고, 사업의 영향에 대한 '사전-진행-사후' 모니터링 기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재국가에서도 국토를 자기 마음대로 개조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이제는 불가능한 구시대적 패러다임이다.

우리나라에도 대통령 직책에 앉은 '이명박'이 나라를 좌지우지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 결정 시스템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통해 완전히 무력화되었다. 우리나라 공공사업의 절차적 단계는 과정측면에서 경제성 평가와 환경성 평가로 크게 구분된다. 공공사업은 환경보전이라는 전제 속에서 국민생활과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책의 계획 수립과 결정, 집행 과정의 공개와 참여의 원칙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이 훼손된다면 전국의 민자 고속도로처럼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것이 공공사업이다.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의 공공사업이 환경파괴를 초래하고, 세금을 낭비하고, 필요성과 투자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면 공공사업은 그 존재자체와 신뢰성이 의심받게 되고, 국가 행정력의 신뢰성이 의심받게 되는 것이다.


22조 원을 강바닥에 투입하여 강바닥을 준설하고 댐을 세워, 자연하천의 지리 지형적 다양성을 훼손하면서 천편일률적인 하천지형으로의 인위적 변형이 올바른 것인가? 환경영향은 어느 정도이며, 국민경제 측면에서 타당한 것인가? 사업 목적의 타당성과 필요성, 예산 투입과 공사 진행의 효과에 대한 유효성, 얻어진 효과와 얻으려는 효과와의 관계, 효과와 비용 등의 관계, 이것에 대한 사전 평가시스템이 바로 '국가재정법의 예비타당성조사, 타당성조사, 타당성 재조사' 항목이다. 또한 환경성 평가 시스템에서는 '사전환경성검토 환경영향평가'이다.

4대강 사업 추진과정에서 이러한 평가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는가? 평균적으로 6개월이 소요되는 예비타당성 조사와 1~2년 소요되는 타당성조사가 시행되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책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었는가? 환경성 측면에서 사전환경성검토와 사계절 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환경영향평가가 올바르게 검토되었는가? 물론 아니다. 법안을 수정하면서 '재해예방'이라는 미명아래 '예비타당성' 조사를 탈피하였고, 타당성 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하였다.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형평가'의 부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4대강 사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추진과정이 문제이지만, 이렇듯이 국가의 공공사업과 정책평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도를 무력화하고 도구화' 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의 새로운 정부들이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진행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미 한번 무력화된 제도를 강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정부 규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정부의 혁신(?)조치들은 정책에 대한 사전예방적 검증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4대강 사업에서 보여준 환경부의 눈부신 역할 때문에 환경부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환경부가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를 어떻게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환경부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스스로의 자성적 평가를 수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경부의 역할 강화론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3. 사라진 34만개 일자리? 40조 원의 효과? 가뭄극복? 어디에?

정치권에서 '복지국가' 논쟁이 벌어질 즈음에,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은 '토건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사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업 부가자치 및 건설투자 비중도가 높은 나라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제 '정권 따라 혹은 국회따라 강산이 변한다'는 말로 변해야 할 정도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대표적인 토건정책이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서 그런지 이명박 정부는 별다른 고민 없이 토건정책을 대표적인 정책으로 내세웠다. 나라살림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대형 토목사업을 기획하고, 공사대금이라는 명목으로 건설업체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고, 이를 통해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기대했을 듯하다.

그러나 실상은 정 반대로 나타났다. 앞서 '"4대강 낙수효과, 공무원 속주머니까지 넘쳐났다(민주노총 박병우)" 기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효과가 찾아보기 힘들다. 솔직히 무슨 효과인지도 모르겠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고용과 투자, 소비, 세금 등 각 부문별로 얼마나 효과가 발생했다는 객관적인 연구보고서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무려 22조 원의 세금이 투입된 사업에 대한 효과가 무엇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사업 초기 이야기한 40조 원의 생산유발효과는 누구 주머니로 사라졌을까?

오히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의하면, 4대강 공사에 참여한 현대와 삼성 등 대형건설사들이 약 1조 원대의 조직적 입찰담합을 저질렀다. 물론 1조 원대의 담합에도 불구하고 1000억 원의 과징금만 부과됐다.

34만 명의 일자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3만4000명은 고사하고, 오죽 일할 사람이 없어 '군바리의 노역'까지 동원해 4대강 사업을 추진했을까? 예산 아끼자고 '징집된 국민의 아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것인가? 의문이다. 18대 국회에서 몇몇 의원들이 제기하였듯이 34만 명의 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검증 보고서는 역시 어디에도 없다.

깨끗한 물 확보, 홍수 예방, 가뭄 극복… 다 실없는 소리다. 이미 흐르지 않는 낙동강에서 녹조류가 번성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댐(보)의 부실공사와 안전성 논란은 향후 인공시설물 유지보수와 관련한 국민세금의 낭비로 나타날 것이다. 토사제거에만 매년 수백억 원의 유지관리비가 투입되어야 하고, 지류 지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 공사 역시 국민 세금이 재원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4대강 사업이 절차적으로 준공되었다고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 사업으로 인한 추가 소요예산은 앞으로도 계속 투입될 수밖에 없다. 형식적인 준공검사를 마치고 준공허가를 하고 인수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은 정부에서 세금으로 책임져야 한다. 국민세금으로 하자 시설물을 유지하고 보수해야 하는 웃긴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 김진애 전 의원. ⓒ뉴시스

4. 사라진 행정부 감시기능. 국회의 국정조사와 청문회,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4대강 사업은 사전예방적인 정책 검증시스템의 무력화와 도구화를 통해 추진되었다. 이에 일조한 또 하나의 집단이 존재한다. 바로 국회다.

18대 국회는 '정치이념'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하며 온갖 '삽질정책'을 진행하는 이명박 정부와 행정부의 문제점을 제대로 검증한번 못해봤다. 4대강 사업 관련해서도 국토해양위원회 및 환경노동위원회, 농림수산식품위원 등에서 검증을 위한 조사 특위, 혹은 청문회, 공청회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4대강 사업 예산이 논란이 되었던 2009년 12월 국회는 파행의 연속이었고 결국 여당 단독 강행 처리 되었다. 이 모습은 2010년 및 2011년 역시 별반 다르지 않게 진행되었다.

물론 국회의원 개별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다. 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 및 창조한국당의 유원일 전 의원 등 몇몇 국회의원이 제18대 국회에서 4대강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들도 역시 정당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였다. 솔직히 다수의 여야 국회의원에게는 4대강 사업은 정치적 정쟁의 산물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의석수의 한계만 이야기했고, 다수의 광역지자체장을 당선시킨 2010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가 현격히 떨어진 게 사실이다.

국회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인식은 2008년 12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희태의 발언에서 알 수 있다. 박희태 전 의원은 "문제는 '속도'이며, '전광석화와 같이 착수하고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야 한다. 정부가 하려는 일에 반론이 제기되고 논쟁하려고 하면 모든 일 다 끝난다"고 말했다.

공사판 십장도 아니고, 한 정당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인식은 이 정도 수준이었다. 야당도 다를 바 없다. 민주당 소속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대표적인 운하 찬성론자이며,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난 12월 사실상 운하 예산이라 할 수 있는 '영암호 하구 통선문 건설사업 예산'을 통과시킨 당사자들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당론과 의원 개인의 입장은 서로 달랐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절차적으로 끝나가는 사업이라고 계속 방치할 것인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8대 국회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무능했고 실체에 대한 분석과 대안 모색에 실패하였다.

그렇다면 18대 국회가 실패하였다고, 19대 국회도 계속 이런 삽질을 계속할 것인가? 국회는 이쯤에서 스스로의 기능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논란이 발생하는 대형국책사업들의 공통점은 '정치적 이유로 시작되는 개발계획, 형식적인 경제적 타당성 평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추진될 사업이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정보 자체의 제한, 형식적 의사 수렴, 근거 없는 정책결정과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 정책결정과정의 폐쇄성, 국가정책의 기록문화 부재 및 비공개, 국민세금 낭비, 사후 평가 및 정책 개선 노력 부재 등'이다.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국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바로 4대강 사업에 대한 철저한 평가이다. 아직도 실체가 모호한 4대강 사업 기획과정, 추진과정, 결정과정, 집행과정에 대한 내밀한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정책결정 과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면 그에 응당한 책임을 묻는 작업이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국회는 그런 과정을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별위원회 등으로 진행할 수 있는 권한과 의무가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국가재정법 등의 사전 예방적 조치의 강화라는 제도적 보완 방안에 대한 마련이 필요하다.

공공사업의 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결정과정의 비민주성, 투명성 결여, 재정민주주의 원칙 위배, 사업의 과학적인 평가시스템의 불철저 및 합리성 결여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흔히들 4대강 사업을 삽질 사업이라 비아냥거린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다만 22조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삽질이라는 점이 문제다. 그렇다면 이제 그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 되었다. 관련한 절차와 과정, 내용과 실체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19대 국회의 존재 이유이다.

5. 박근혜는 어디 있을까?

4대강 사업만을 가지고 한 국가의 운영시스템이 문제라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자체가 사실 4대강 사업 말고는 평가할 만한 것이 거의 없는 특이한 정부이다. 그렇기에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와 이에 대한 개선을 논의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가오는 대선에 나서며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후보자들의 입장이 중요하다.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이면서도 중요한 국정현안인 4대강 사업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차기 정부가 제시할 국가 운영 패러다임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삽질과 토건정책 중심의 국가운영'을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점이다.

이 측면에서, 유력한 대선주자이면서 정치적으로 여당인 박근혜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입장이 중요하다. 박근혜 의원은 그동안 4대강 사업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하였다. 지난 총선에서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비대위원이었던 중앙대학교이상돈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과 4대강 사업을 공격하면서 재미를 봤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야당의원보다 더 야당다운 입장과 수위의 발언을 계속하였다. 다들 그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으로 이해할 정도였다.

문제는 박근혜 의원이다. 박근혜 의원은 이상돈 비대위원의 뒤에 숨어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인정하면서, 삽질과 토건 정책 중심의 국가운영'을 지속할 심산인지, 아니면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인정하면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자연화'의 방향을 선택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그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사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세계에서 토건 비중이 제일 높은 나라 1,2 등을 차지하고 있다. GDP 대비 건설업 비중이 15% 이상으로 OECD 다른 국가들의 2배 이상이다. 토건 비중을 줄이지 않는다면 보편적 복지국가 꿈도 망상에 불과하고 보건 의료, 교육보육, 평화도 난망한 일이다. 4대강 사업이 그 대표적 사례 아닌가? 단일 토건사업에 22조 원의 세금을 투입하여 건설업체를 살리며 강바닥 파내는 일에 투입하는 나라에서 보편적 복지는 불가능하다.

이것이 박근혜 의원을 비롯한 대선주자들이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제시해야 할 중요한 이유이다. 이명박 정부의 거의 유일한 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 이제 19대 국회와 박근혜를 비롯한 대선후보들의 엄정한 평가와 진단을 촉구한다.

 


     

/명호 생태지평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