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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4대강 사업이 한창인 여강은 지금..

한국환경회의 주최로 4월 3일, 여강을 다녀왔다. 
4대강 공사현장을 방문하고, 아름다운 여강길을 걸었다.
처음 우리가 찾은 곳은 이포대교 위 공사현장과 강천보 건설현장. 

여강의 속살을 파내 쌓아올려진 여강의 무덤들
여주 남한강을 따라 가다보니 강바닥 모래를 파내 다리 높이까지 쌓아올려진 모래더미가 보였다. 
거대한 모래더미를 보며 여강에 모래가 정말 많구나 생각과 함께 '여강의 무덤'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강 곳곳에서 포크레인, 덤프트럭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강의 모래를 파내어 옮긴 것들이다. 
지금 여강은 4대강 사업 중 하나인 모래준설과 보 건설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다리 높이까지 쌓아올려진 여강의 모래. 우리나라 하천 모래는 최상급! 골재로 팔면 상당히 돈이 된단다.
여강을 반으로 나누어 반은 모래를 퍼내고, 반은 강물이 흘려보내고. 밤에도 공사를 위해 설치한 가로등도 보인다.

요즘 4대강 사업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장마 전에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것도 있지만 30조나하는 사업을 대통령 임기 중에 마치려면 바쁘긴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잘 이용하는 논리. 
공사가 이렇게나 많이 진행되고 예산도 이만큼이나 들였는데 어떻게 사업을 중단하냐?라는 논리를 새만금간척사업처럼 4대강 사업에도 들이대려는 그들의 속내가 보인다. 

한강살리기 사업 6공구, 현대건설, '생명이 깨어나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한강!' 

강천보 건설현장 제방 위에 세워진 슬로건 '생명이 깨어나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한강!'
건설현장을 보기위해 버스에서 내린 우리들을 공사인부들이 막아섰다. 
우리를 안내해주신 여주 이항진 위원장님은 올때마다 실랑이를 벌인다고 한다. 얼마전에는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신경이 쓰이겠지만 
정말 자신들의 일이 '사람과 자연이 함께'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막아설 것이 아니라 
그들은 당당하게 4대강 사업이 얼마나 생명을 살리는 일인지 진심으로 설명해줘야한다. 

엄청난 규모의 강천보 건설현장. 사람이 아주 조그맣게 보인다.  

4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위한 사전작업이다.
멀리서 바라본 강천보 공사현장은 걸려있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온통 강을 헤집어 놓고 있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철골과 시멘트의 보 골격이 육중한 중장비도 조그맣게 보일 정도로 거대해 보였다. 
넓은 여강에 3개나 이런 수중보가 만들어진다. 이런데도 운하가 아니란다. 
운하가 아니라고 강살리기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직접 가 본 공사현장은 정말 운하를 하겠구나하는 생각을 들게하기 충분했다. 
우리가 많이 보아온 하천의 작은 수중보 공사 수준이 아니었다. 같이 온 사람들이 옆에서 이렇게 거대한 공사일 줄 몰랐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렀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은 언젠가 무너진다.
모래 위에 올려진 성은 무너지게 되어있다. 
여강의 생명을 담보로 모래 위에 쌓아올려진 그들만의 성은 지금은 '여강의 무덤'이지만 
언제가는 무너져 그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 

아직도 하천에 작은 보를 세우는 공사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꼭 공사현장을 가보시라 권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 남아있지만 곧 물에 잠길 아름다운 여강길도 함께.. 
 
많은 사람들이 공사현장을 보고 느끼고, 강의 아름다움을 담아 
주변 여러사람들에게 전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게 하는 것이 
지금 <여강선원>의 수경스님과 여러 환경단체의 활동가들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4대강 사업을 중단케하는 힘이 될 것이다. 

꼭 공사현장과 아직 남아있는 강길을 걸어보시길~ 


글과 사진 : 손성희 연구원(생태지평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