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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시선 칼럼

부산 도요새, 장파천문화제, 4대강조사위원회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선생님의 배려로 철새 조사에 동행하여 도요새를 보았습니다. 호주에서부터 먹지도 자지도 않고, 태평양을 건너 부산 앞바다까지 온 손바닥만한 새 때문에 부산이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부산이 태평양을 향해 열린 항구도시라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남북정상이 만나고 금강산이 열렸을 때, 기차를 타고 유럽대륙까지 가는 날을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정부가 다시 바뀌고서도 쉽게 좋아질 분위기는 아닌 듯 합니다. 

도요새의 절반 가까이는 대륙간 여행에서 목적지까지 다다르지 못하는가 봅니다만, 그래도 이들은 부산 앞바다에서 몸집을 두배로 불린 뒤 다시 먼 북쪽을 향해 날아가겠지요. 아마도 이 작은 새는 삼천리 물을 때리고 구만리 하늘에 솟는다는 전설 속 대붕의 현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사람의 탐욕으로 이 새들이 내려앉을 자리는 점점 줄어듭니다.



이번 주 토요일(6월 8일)에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일대에서 영양댐 건설을 반대하고 응원해주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장파천문화제'가 있습니다. 농번기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일텐데도 지역주민들이 손님 맞을 여러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장파천 계곡 걷기, 장승세우기, 오색실 꼬기, 공연, 대동놀이 등 행사와 김정욱교수님 강연, 장파천 사진전 등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함께 할 것으로 보이며, 서울에서는 두어 단체가 아침 일찍 버스를 대절하여 출발하는군요. 환경연합은 당일 저녁 영양에서 서울로 출발하고, 영주댐이 지어지는 내성천 탐방을 함께하는 이틀 일정의 단체도 있군요. 

영양댐 문제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영주댐 문제와 함께 향후 우리사회가 댐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인지에 깊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5월 20일 민주당 4대강조사위원회 출범식이 있었습니다. 정식 명칭은 '민주당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입니다. 정부차원의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는 6월 중에 조사작업단 구성을 마칠 모양입니다. 5월 29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성규 환경부장관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둘 것을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당 위원회의 이름 앞에 불법비리를 넣은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군요. 불법비리는 당연히 조사하고, 처벌받을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겠지요. 그건 법대로 처리하면 되는 일입니다. 

제는 강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일에 대한 고민과 실천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일 겁니다. 정치력이 필요한 것은 이 부문이 될 것입니다. 민주당의 태도, 정체성이 정부의 4대강사업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변수의 하나일 것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물부족과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면서 사업이 끝나자마자 영양댐 등 14개 댐을 짓겠다고 하는 것도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4대강사업을 왜 하였는지 확인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맑은 물을 충분히 확보할 낙동강에,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을 하겠다며 건설중인 영주댐 문제도 짚어보아야 합니다. 영주댐 문제는 모래강 내성천의 생사 문제이면서 동시에 4대강사업의 정체성 등을 확인하는 자리이고, 앞으로 낙동강 복원의 주요 변수이기도 합니다.


글/사진 박용훈 회원(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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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태지평 박용훈 회원의 글입니다. 

박용훈 회원은 4대강 곳곳을 다니며 사진을 촬영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보내주시는 글과 사진들을 생태지평 모든 회원들과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