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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에너지작물 유채재배 기술 개발, 어디까지 왔나

에너지작물 유채재배 기술 개발, 어디까지 왔나
- 에너지작물, 유채전용 수확 기술 개발과 시연회 -




유 채 수확기에 즈음하여 지난 14일(목)과 19일(화) 전남 영광과 전북 부안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지난 1년간 땀 흘려 재배한 유채를 수확하는 현장에서 유채수확과 바이오디젤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 시연회를 개최한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영광에서는 영광군, 농촌진흥청과 같은 지자체가 중심이고, 부안은 환경농업행사를 통한 바이오디젤기술 전시 등 농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마련된 행사라는 것이다. 전국의 농민들과 공무원들이 모인 행사에서 유채와 바이오디젤에 대한 관심과 배움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처음 선보인 유채 전용 파종기, 콤바인, 건조기, 바이오디젤 제조 기술

앞 서 열린 지난 14일(목) 영광군 불갑면 17ha에 달하는 유채재배단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채파종기와 유채수확용콤바인, 유채종자 건조기의 시연회를 펼쳤다. 유채파종기는 트랙터용 비료 살포기를 개량한 것이고, 유채수확용콤바인은 기존 콤바인에 유채줄기 절단용 측면날을 부착하거나, 유채 수확 전용 킷트를 부착한 것을 선보였다. 수확 손실률이 10%~5%로 매우 낮고, 1일 수확면적이 3~4㏊로 220명의 노동력과 맞먹는 성능을 제공함으로서 유채 파종과 재배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격은 1,650만원에서 8,700만원까지로 개량기와 전용기에 따라 차이가 크다.


▲ 영광군 유채재배단지에서 시연한 유채파종기(좌)와 유채수확용콤파인 전시(우) ⓒ생태지평



▲ 처음 선보인 유채수확용콤바인은 1일 수확면적이 3~4ha로, 그동안의 유채 대단위 재배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생태지평



▲ 유채수확용콤바인 시연 모습(좌)과 수확된 종자(우) ⓒ생태지평

이 렇게 수확한 유채는 건조과정을 거치는데, 대량수확일 경우 별도의 건조장이 필요하다. 이 날 시연한 유채 건조기는 기존 곡물건조기를 유채건조에 적합하도록 개량하여 타공망의 입자크기를 작은 유채 종자에 맞게 2.0mm로 줄이고, 순환식 열풍건조기를 통해 순환방식으로 건조과정을 거치게 제작된 것이었다. 이렇게 건조과정까지 마친 유채 종자는 용도에 따라 식용, 연료용 등으로 다양하게 가공과정을 거친다.


▲ 유채 건조에 적합하도록 개량된 유채 건조기 ⓒ생태지평

아 직까지 국내에는 유채전용 콤바인이나 시설이 보급되지 않아 기존 유채재배 농가들은 낫이나 제초기, 탈곡기를 통해 종자를 수확하였으나, 유채를 베어서 옮기는 과정에서 종자가 손실되고, 돌이 섞이는 등의 문제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유채 재배와 바이오디젤 생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술들의 개발과 보급이 시작된 것이다.

이 어서 지난 19일(화)에 열린 부안군 주산을사랑하는사람들 주관의 ‘2007년 주산면 환경농업 행사’에서는 바이오디젤 업체와 주산면과의 일사일촌 협약식을 맺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재배 의지와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한 기업간의 협약을 통해 원료생산과 바이오디젤 제조기술 등의 협조를 구축하는 것은 지역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행사이다. 또한 부안 내에 음식점들과 폐식용유 공급 협약을 맺고, 학생들이 학교버스에 직접 바이오디젤을 주입하고, 시범운행하는 행사도 진행되었는데, 어린아이부터 청소년까지 환경과 농업, 에너지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날 바이오디젤 제조장치도 전시되었는데, 현재까지는 원료의 부족으로 폐식용유를 주원료로 사용하여 시간당 90ℓ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한다고 한다. 가격은 3,500만원선으로 참가한 농민들은 소규모 제조시설들이 지역마다 보급되어 소규모로 에너지 자급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을 나타내었다.


▲ 바이오디젤 제조장치(좌)와 유채 원료의 바이오디젤 전시(우) ⓒ생태지평



▲ 부안의 유채 기름으로 달리는 학교버스 시범운행(좌)과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우) ⓒ생태지평


에너지작물 유채 재배를 위한 농민들의 과제와 고민

무엇보다도 유채를 재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다른 작물과 경쟁할 경우 농민들에게 경제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행사에 참가한 농민들은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채 재배시 농가소득은 최대 1ha당 3톤의 유채 종자가 생산된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350원/kg의 종자수매 소득과 정부가 시행하는 경관보전직불제를 통한 농민지원금 170만원/ha인데, 이를 합해도 농가소득은 275만원/ha에 불과하다. 이는 맥주보리 재배 농가의 400만원/ha 정도의 소득과 비교할 경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경관보전직불제는 제주, 보성, 장흥, 부안 등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있어 나머지 유채 재배 농가들은 유채 수확 후 판로가 없어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한 바이오디젤은 현행법상 자가설비에 국한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판매를 목적으로는 제조할 수 없어 농촌과 같은 지역내 에너지 자급을 꿈꾸는 곳에서는 소규모로 농기계부터 바이오디젤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대규모 정유사에서 기존 경유에 0.5% 미만으로 혼합하여 판매하고 있는 혼합경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현재 유통시스템으로는 다양한 소규모 바이오디젤 생산 의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이와 반대로 제주도의 경우 지자체 차원에서 유채재배 농가에 대해 정부보조금 170만원 이외에 보조금 120만원과 종자비 1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유채기름 등 식물성 기름이 20% 혼합된 경유 BD20을 순차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적 측면에서도 국내의 보리소비량이 줄어들면서 보리가격이 10년 전보다 1/3 가격으로 떨어졌고, 2012년에는 수매제 자체가 없어짐에 따라 보리를 대체할 만한 작물이 필요한 농민들의 시름은 늘어가고 있고, 한미FTA로 농민들의 농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유채 재배 농가들은 대안으로서 다양한 판로와 상품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이상적으로는 유채유를 생산해 식용유 생산과 급식으로 사용하고, 폐유를 수거해 바이오디젤로 사용하는 지역내 자원 순환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역 축제나 관광, 벌꿀, 식용유 등 여러 가지 상품 개발을 통한 부산물 편익이 더해진다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분명하게 생길 것이라고 믿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작물로서의 농민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시작되고, 지자체에서는 인근 지역과 연계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면 유채재배를 위한 다양한 활성화 방안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 글: 이승화 연구원 (생태지평 연구소 / 2007-06)